회생 계획안 가결 2개월 연장
업주들 "이대로라면 못 버텨"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 점주협회장은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절차 연장 결정을 두고 "우리들한테는 아무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들린다. 설명 없이 그냥 연장 사실만 발표되면서 업주들의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날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오는 5월4일로 재조정됐다.
이번 결정에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오는 11일까지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 우선 투입을 약속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MBK는 회생 계획이 인가되지 않더라도 해당 자금의 상환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DIP 용처는 불분명한 상태다.
김 회장은 "우리에게는 이 돈이 어떻게 쓰일지가 가장 큰 관심사인데 명확하게 발표된 것이 없어 답답하다. 납품 업체들 대금 지급이나 물품 공급 대금으로 사용돼야 한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라면서 "2개월 동안 이 상태로 간다면 홈플러스는 몰라도 점주들은 버틸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홈플러스 각 지점은 납품 대금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물건을 채우지 못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물론 매출은 곤두박질 중이다. 8년 가까이 북수원점에서 영업 중인 A씨는 "회생 신청 후 매출이 거의 90%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본사의 주력 점포로 분류되는 마포구 월드컵점도 예외는 아니다. 축구 비시즌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팔 물건이 없으니 손님들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월드컵점 입점 점주 B씨는 "홈플러스는 강서점보다 오히려 월드컵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도 엊그제 보니 맥주, 소주가 한 병도 없더라. 우유도 안 보인다. 명절 때 물품을 구입하러 갔는데 맛살 외에는 산적 꼬치 재료가 없더라. 물만 잔뜩 가져다 뒀다"고 소개했다.
B씨는 "원래대로라면 1월 결제 대금은 연휴를 감안해 어제 입금이 됐어야 한다. 그런데 3~4일 전에 못 준다는 공문이 오더라. 어제 법원 결정이 나왔는데도 아직 말이 없다. 물류값은 밀려있고, 직원들 월급과 공과금은 나가야 하는데 입금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그렇다고 매장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문을 닫으면 계약 위반으로 내용증명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에 처한 점주들은 정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로 간신히 급한 불만 끄고 있다.
B씨는 "지난 1년 간 같이 한 번 해보겠다고 할인 행사도 했고, 돈이 안 들어와도 항의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런 점주들만 바보가 된 것"이라며 "우리는 개인 비용으로 버티고 있는데 홈플러스는 질질 시간을 끌고 있다. 다들 두 달 뒤 파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MBK가 보다 진정성을 갖고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원이 2개월 동안 매각 등 해결책을 찾으라고 기회를 준 것"이라며 "MBK가 책임지는 자세로 더욱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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