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후 첫 거래일 452.22p 내려…매도 사이드카도 발동
하락률 7.24%로 역대 14위…외인 5조1708억원 순매도
한국형 공포지수,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선제 타격으로 촉발된 '중동발' 공포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다.
연휴가 끝난 첫 거래일인 3일 하루 사이 코스피는 4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증시 역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패닉셀(공포매도)이 쏟아지며 이날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452.22포인트(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낙폭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지난달 2일 기록했던 역대 최대 낙폭(274.69포인트)을 한 달 만에 갈아치운 셈이다.
하락률 기준으로도 역대 1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앞서 이른바 '블랙 먼데이'로 불리며 지수가 8% 넘게 급락했던 2024년 8월5일(-8.77%) 이후 1년 7개월 만의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외국인들이 조(兆) 단위 매도세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정규장 종료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넣었다.
지난달 27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외국인 순매도액(7조811억원)에 이은 역대 2위 규모다.
이날 장중에는 코스피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매도 사이드카 발동 당시 코스피200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5.09% 하락한 937.80포인트를 나타냈다.
급락세가 연출되며 한국형 공포지수로 여겨지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 대비 8.86(16.37%) 오른 62.98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전면전에 나선 이란 당국이 에너지 수송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자 유가 급등 우려가 퍼지면서,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강한 하방 압력을 불어넣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고점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반등과 함께 지정학적 사태에 대한 낙관론이 급격히 약화됐다"며 "중동지역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증시의 낙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는 전일 반영하지 못한 낙폭과 최근 지수 급등으로 인한 외국인 차익실현 압력이 더해지며 낙폭을 확대했다"며 "장 초반 방산주들의 신고가와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하단을 방어했지만 기관의 순매도 전환과 함께 지지력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미국 신용 불안 등 외부 변수들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국내 증시는 단순히 '주가'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국면에 일시적으로 들어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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