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영국 전역에서 연료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주유소는 휘발유가 동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3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이란과 미국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해운사들은 안전 우려를 이유로 해당 해역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방으로 향하는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에도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약 13% 상승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 가스 가격도 40% 가까이 뛰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자동차협회(AA)는 운전자들에게 "공황 구매를 자제하라"고 당부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런던 남부 베켄햄의 한 주유소는 주민들이 몰리면서 연료가 완전히 소진됐고, 크로이던의 BP 주유소에도 ‘일시 중단’ 안내문이 붙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등지에서도 차량 수십 대가 줄을 서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 LNG의 25%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최근 해당 해역에서 선박 피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요 해운사들은 운항을 거부하고 있다. 보험사들 역시 군사 활동이 감지된 해역 통과 선박에 대한 보장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충격은 에너지 시장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공포 심리에 따른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추가 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 측도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충돌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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