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공격 반대했던 사우디, 물밑에선 '공습해야' 촉구" WP

기사등록 2026/03/01 11:23:45 최종수정 2026/03/01 11:34:24

"빈살만, 한달간 트럼프에 공격 촉구"

트럼프에 '숙적' 이란 공격 요청한 듯

[워싱턴=AP/뉴시스]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이란 공격을 설득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8일 백악관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 2026.03.0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공격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물밑으로는 미국에 이란 공격을 설득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28일(현지 시간)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의 몇 주에 걸친 로비 끝에 이란 공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공개적으로는 외교적 해결을 지지했으나, 지난 한 달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비공개 전화를 걸어 미국의 공격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이란 핵 협상이 진행되던 시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한 뒤 자국 영공이나 영토를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을 공유하는 인접국이자 중동 여론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자국 영공 및 군사기지 사용을 불허하면서 이란은 크게 고무됐다.

그러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이란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는 취지의 경고를 물밑으로 보내며 공습을 촉구했다.

빈 살만 왕세자 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 국방장관은 1월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이란 공격을 포기할 경우 예상되는 부정적 효과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중적 입장에 대해 "이란의 보복으로 자국 석유 인프라가 공격받는 것을 피하는 계산과, 이란을 최종적인 적으로 보는 인식 사이의 균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시아파 중심의 이란과 수니파 중심의 사우디라아비아는 이슬람 패권을 두고 경쟁해왔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 대규모 전력을 전개한 것을 다시 없을 기회로 보고 이란 공격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스라엘처럼 공습을 공개 촉구했다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반격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공습 반대 입장을 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란 안보 위협 주장에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WP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지난 여름 공습 이후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거나 핵무기 개발 계획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으며,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이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징후는 없으며 결정하더라도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