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상처 위 '치유·평화 성전' 첫 삽…중문성당 기공식

기사등록 2026/02/28 15:40:45
[서귀포=뉴시스] 김수환 기자 = 28일 오후 중문성당 '치유와 평화의 기념 성당' 신축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착공을 위한 첫 삽을 뜨고 있다. 2026.02.28.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4·3의 상처로 얼룩진 학살터 위에 치유와 평화를 기원하는 새 성전이 세워진다.

천주교 제주교구 중문성당은 28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중문동 중문성당(천제연로 149)에서 '치유와 평화의 기념 성당' 기공식을 열었다.

이번 기공식은 중문성당이 제주4·3의 상처 위에 새롭게 치유와 평화의 성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마련됐으며, 제주교구장인 문창우 비오 주교가 주례했다.

새로 건립되는 성당은 1322㎡ 규모로 조성한다. 특히 성당 내부 제단과 세례대 축을 주축으로 일직선상에 한라산 백록담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이 위치하도록 설계했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27년 7월이다.

[서귀포=뉴시스] 김수환 기자 = 28일 오후 중문성당 '치유와 평화의 기념 성당' 신축 기공식 현장에서 황창연 신부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황 신부는 2022년 중문성당에 8억원을 기부하면서 제주와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21억원 상당의 현물(청국장) 기부와 함께 현금 1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2026.02.28. notedsh@newsis.com
중문성당 부지는 제주4·3 당시 어린이를 포함한 주민 70여명이 희생된 학살터로, 마을로부터 무상 기증받은 곳이다.

여기에 32개 본당의 1만여 신자들의 기부와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원장이자 '청국장 신부'로 알려진 황창연 신부의 기부가 더해지면서 새 성전 건립이 본격화했다. 황 신부는 2022년 중문성당에 8억원을 기부하면서 제주와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에는 21억원 상당의 현물(청국장) 기부와 함께 현금 1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서귀포=뉴시스] 천주교 제주교구 중문성당 치유와 평화를 위한 4·3 기념 성당 새 성전 조감도. (사진=천주교 제주교구 중문성당 제공) 2026.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 성당은 '치유와 평화의 기억관'으로 활용하고 스페인 세비야의 '통고의 성모상'을 모신 성모경당과 제주4·3 평화와 치유를 기원하는 기념탑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창우 제주교구장은 "4·3은 제주의 큰 아픔이고 상처고 어둠으로, 다른 누가 아니라 천주교회가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새 성전이 기념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화해의 학교, 평화의 성소, 다음 세대를 위한 양심의 유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창연 신부는 "신앙은 곧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듯 4·3 희생자들을 계속 기억하고 기념하고, 치유해야 한다"며 "희생자들의 기억을 되살리고 아픔을 위로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데 함께 기도하고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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