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화 한통에 사우디-UAE 갈등 폭발

기사등록 2026/02/28 08:57:32

트럼프 UAE 대통령에게 전화

"사우디 왕세자가 제재 요청" 전달

사우디 "수단 반군 제재 요청이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우디 왕세자가 아랍에미리트(UAE) 연합을 제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트럼프가 UAE에 전하면서 양국 사이의 갈등이 폭발했다. 2026.2.2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단 제재 요청을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제재 요청을 한 것으로 UAE에 전달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사이의 갈등이 크게 악화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에미리트 당국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세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백악관에서 자신에게 UAE를 제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했다.

사우디의 제재 요청은 수단에서 내전중안 한 무장 단체에 대한 UAE 정부의 지원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사우디 한 당국자는 사우디 왕세자의 요청은 수단 무장 단체가 외부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그 단체를 추가로 제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UAE를 제재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미 당국자는 사우디 왕세자가 트럼프에게 UAE 제재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으나, 통화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UAE 대통령과 통화한 뒤 사우디와 UAE 사이에 잠재해던 긴장이 공개적으로 폭발했다.

UAE는 트럼프와 통화한 뒤 사우디에 배신감을 느껴 격분해 양국 관계가 빠르게 악화했고 지난해 12월 사우디가 예멘으로 향하던 UAE 화물선을 폭격하면서 최악에 이르렀다.

석유 부국인 양국의 충돌은 국제 석유시장에 큰 파급을 불러올 수 있다.

두 나라는 지역 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예멘에서 경쟁해 왔으며 아프리카 수단 내전 세력들을 서로 지원하는 등으로 갈등해왔다.

수단의 참혹한 내전은 이전에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단 정부군을 지원하는 반면, UAE는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을 지원해왔다.

10년 전 양국은 가까운 파트너였으며 지역 전반에 걸친 우선순위가 대체로 일치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사우디 왕세자는 경제 발전에 집중하면서 UAE 최대 도시이자 중동의 금융 중심인 두바이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UAE는 수단 반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2023년부터 격렬해진 수단 전쟁은 지난 한 해 동안 주요 발화점이 됐다.

사우디로선 홍해 바로 건너편 수단에 실패한 국가가 등장할 위험은 잠재적 안보 부담이다.

사우디는 UAE에게 수단 반군과 관계를 끊도록 설득했으며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11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에게 도움을 구했다.

트럼프는 당시 "왕세자 전하께서는 내가 수단과 관련하여 매우 강력한 무언가를 해주기를 원한다"면서 "그일에 착수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트럼프 정부의 개입은 UAE에 가해지는 압력을 가중할 위험이 있었다.

UAE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해 11월 트럼프와 통화 뒤 사우디가 UAE 제재를 요청한 것으로 확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UAE 고위 당국자 2명은 트럼프가 빈 자이드 대통령에게 그의 친구들이 그를 잡으러 왔으나 자신이 그의 뒤를 지켜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사우디 왕세자의 워싱턴 방문 이후 몇 주 동안 사우디와 UAE 사이의 마찰은 급격히 고조됐으며 예멘에서 무력 충돌로 분출했다.

지난해 12월 UAE의 지원을 받는 반군 단체가 사우디 국경과 가까운 국가 남부 지역으로 진격했다.

사우디 측은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UAE가 반군에 무기를 보낸다고 비난하면 예멘으로 가는 UAE 화물선을 폭격했다.

UAE 정부는 사우디의 비난을 부인하고 예멘에서 자국 군대를 즉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사우디가 지원하는 군대가 반군 점령지를 모두 되찾았다.

사우디 당국자들은 UAE 정부가 제재 요청을 전한 트럼프 전화를 받고 분노해 분리주의 단체의 공세를 가동했다고 믿고 있다.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는 대통령의 가족과 광범위한 사업적 유대를 맺고 있는 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을 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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