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액 최대치 찍을 때 K-패션 통계조차 없어
패션=섬유류? 정의부터 모호…수요 커져도 지원 미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공개 연설에서 한 말이다. 이 한마디에서 K-뷰티는 이제 개별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K-뷰티와 달리 K-패션은 이와 같은 통합된 산업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패션이 산업 단위 브랜드로 자리 잡지 못한 배경에는 국내 통계 체계가 있다.
국내 수출입 통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활용하는 MTI(Ministry of Trade and Industry)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집계된다.
MTI는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코드)를 한국 산업 구조에 맞게 재분류한 수출입품목 분류기준인데, 정부의 무역통계 집계 역시 이 기준을 따른다.
화장품은 MTI 체계에서 단일 품목으로 집계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월 발표한 '2025년 화장품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약 114억3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 성과가 하나의 항목으로 드러나면서 정책적 가시성 역시 높아지는 구조다. K-뷰티는 이 같은 통계 구조를 바탕으로 위상을 입증하며 전략적 수출 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반면 K-패션은 산업 범위부터 분명히 정의되어있지 않다.
MTI 체계를 따르려다보니 K-패션 '섬유류'의 범위를 적용하고 있으나 이는 정확한 정의라 보기 어렵다.
섬유류에는 섬유원료, 섬유제품 등은 포함되지만 신발이나 부속품 등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K-패션 산업 규모와 수요가 커도 정책적 가시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K-패션의 수요가 높고 관련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단일 산업으로 인식되지 못하면서 국가 차원의 브랜드 서사가 약화됐다고 평가한다.
산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정책 지원의 범위와 국가 브랜드 전략까지 좌우한다는 것이다.
해외 진출 지원 방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화장품은 정부 주도로 국제 박람회에서 국가 공동관을 운영하며 산업 단위 홍보가 이뤄진다.
반면 패션 분야 지원은 디자이너 육성이나 개별 브랜드의 컬렉션 참가 지원 등 소규모 사업으로 분산돼 있다. 산업 전체를 묶는 수출 전략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장품은 규제 산업으로서 관리 체계 안에서 성장하며 전략 수출 품목으로 발전할 동안, 패션은 자율 산업 영역에 머물며 국가 단위 산업 전략으로 구조화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재봉 의원은 "K-컬처라는 큰 흐름이 있는 지금이 바로 K-패션 해외 진출의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K-패션에 대해 통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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