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원장 "법왜곡죄, 추상적 부작용 심각…사법개혁 3법, 본회의 부의 유감"

기사등록 2026/02/25 19:55:14

긴급 전국법원장회의, 4시간45분만에 종료

"재판소원제, 판결 확정 지연 등 국민 피해"

"대법관 4인 증원이 바람직"…與, 12명 증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법원장들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회의 안건은 재판소원 도입,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법안 등이다. (공동취재) 2026.02.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전국 법원장들은 25일 국회 본회의에 수정안이 상정된 '법 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에 대해 "여전히 범죄 구성 요건이 추상적이다"며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들은 '사법개혁 3법(법 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25일 오후 6시45분께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대법원 청사에서 진행됐다.

◆"신뢰 받지 못해…그럼에도 숙의 없이 부의 유감"

대법에 따르면, 법원장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통해서만 존립할 수 있음에도 국민의 충분한 신뢰를 받지 못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모았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를 만들고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구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함을 깊이 인식한다"는 데에도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법원장들은 '사법개혁 3법'이 "사법제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와 사회 각계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의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안건을 보냄)된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장들은 "사법제도의 근본적 개편은 돌이키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통해 바람직한 사법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與 수정안 상정했지만…"법 왜곡죄 부작용 심대"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회의 안건은 재판소원 도입,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법안 등이다. (공동취재) 2026.02.25. photo@newsis.com
법원장들은 각 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수사·재판에서 법을 왜곡해 적용했다는 이유로 검사·판사 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을 두고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왜곡죄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법원장회의가 진행되던 오후 4시40분께 형법 개정안의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원안의 법 왜곡죄 구성요건 3개 조항은 처벌 대상의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를 유지하되 내용을 손질했다.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해 당사자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1호)',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또는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경우(3호)'가 주로 지적됐다.

수정안은 1호를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되어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아니해 의도적으로 재판 및 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라고 고쳤다.

또 3호의 경우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수정했다.

그럼에도 법원장들은 여전히 법 왜곡죄 법안의 내용이 추상적이라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법원장들은 또 "처벌조항으로 인해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신속한 재판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법사위 원안과 민주당 수정안 모두 법 왜곡죄를 범한 판·검사를 10년 이하의 징역 및 같은 기간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회의 안건은 재판소원 도입,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법안 등이다. (공동취재) 2026.02.25. photo@newsis.com
◆"재판소원, 조율必…대법관 증원, 4명이 바람직"

법원의 확정 판결이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여기는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 판결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제도를 두고는 대법의 '소송 지옥', '재판 지연' 우려에 공감했다.

법원장들은 "(재판소원제가 도입되면)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송 당사자들은 반복되는 재판으로 고통받고, 법적 불안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 헌재, 국회, 정부 등 관계기관과 이해 관계인이 참여하는 폭넓은 논의와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법원장들은 또 대법관 증원을 두고는 "상고심 제도 개편과 대법관 증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단기간 내 다수의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은 사실심(1·2심 등) 부실화 등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인 4인 증원을 추진하고, 사실심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는지 살펴서 추가 증원을 지속적으로 논의함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여당이 본회의 상정을 추진 중인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법 시행(공포) 이후 2년이 지난 날부터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대법관 수를 늘리는 방안이다. 반면 법원장들은 4명만 늘리자는 의견을 낸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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