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의무 있다" vs "실질적 주체 아냐"
검찰, 요지·쟁점설명…피고인, 공소사실 반박
이범석·이상래·서재환 8개월 만에 법정 출석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검찰과 오송 참사 관련 중대시민재해 혐의 피고인들이 하천·제방 관리 주체와 안전관리 의무 이행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청주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한상원)는 24일 오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시민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서재환 전 금호건설 대표, 금호건설 법인에 대한 다섯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이 시장 등은 첫 재판이 열린 지난해 6월12일 이후 8개월여 만에 법원에 출석했다.
검찰 측은 이날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오송 참사 시민재해치사 공소사실 요지 및 쟁점'을 설명했다.
검찰은 "국가하천 관리와 관련해 청주시장은 정기 안전점검, 건설청장은 허가조건 준수 및 안전점검, 금호건설은 제방 직접 점유 등으로 모두 안전관리 확보 의무를 지녔다"며 "우리법에서 정한 국가하천 관리체계,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취지를 보면 이들은 안전관리 확보 의무를 중첩적으로 지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이 시장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관련 법령에서 하천점용 허가구간 관련 지자체장의 책무를 면제하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피고인들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 판단 기준도 제시했다.
검찰은 "경영책임자에 대해선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위반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책임주의 원칙과 조화될 수 있도록 집행해야 한다"며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 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안전보건 규칙을 준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책임자가 실질적 지배·운영하는 공중이용시설이 다수 있을 경우 각각 개별적 위험요인의 확인·점검·개선 절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범 목적에 따른 객관적 판단이 요구된다"며 "사업주가 충분한 보완대책을 강구해 각종 예방 조치를 성실히 이행했는지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변호인은 "환경부는 국가하천 중 유지·보수 업무가 지자체에 위임된 구간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환경부장관이 경영책임자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며 "해당구역 유지·보수 업무가 시도지사에게 위임됐다 하더라도 하천공사가 진행 중인 구역에 대해선 여전히 환경부장관이 최종 책임자"라고 반박했다.
또 "이를 시도지사가 부담한다고 해석하면 하천관리청이 주관하는 하천공사에 시도지사가 개입 내지 간섭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천법에서는 유지·보수 용어를, 충청북도사무의 위임 조례와 시설물안전법에서는 유지·관리 용어를 사용하는 데, 이는 모두 공통적으로 완공된 시설물에 대한 사후적 관리행위를 의미한다"며 "청주시는 실적인 지배·관리·운영 주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호건설과 서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금호건설은 이 사건 도로 확장공사의 시공사일 뿐 공중이용시설인 제방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주체가 아니다"라며 "서 전 대표도 중대시민재해 관련 안전 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방 신설이나 강폭 확장공사와는 무관하다"며 "기존 제방 철거 등은 별도 강폭 확장공사의 범위였고 시공 도로와 교량 공사는 확장공사와 연계해서 제방이 곧바로 축조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의 변호인도 "행복건설청은 실질적 지배·운영·관리 주체가 아니다"라며 "검찰은 복수주체를 상대로 '누구 하나 걸리겠지식'의 투망식 기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책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주체 간의 책임 전가를 할 수 있고 이를 판례 해석으로 접근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4월28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이 시장 등은 2023년 7월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지하차도 침수사고의 책임으로 지난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미호천교 확장공사 현장의 임시제방이 집중호우로 붕괴되면서 강물 6만t이 300~400m 거리의 궁평2지하차도를 덮쳤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궁평2지하차도 관리 주체인 충북도의 김영환 지사는 청주지검에서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유족 측은 대전고검에 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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