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일본 정치 공백 신호, 세계가 오해"
日재무 "美와 긴밀 연락…긴밀함 증가해"
[서울=뉴시스] 김예진 임철휘 기자 = 지난달 엔화 약세 국면에서 미국 당국이 실시한 '레이트 체크(rate check)'는 일본 측 요청이 아니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주도로 이뤄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중은행 등을 상대로 환율 수준 등을 문의하는 절차로 통상 시장 개입의 전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복수의 미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 전 정치적 공백 속에서 나온 신호를 세계 시장이 잘못 해석하고 있다"며 레이트 체크를 주도했다.
이들 당국자들은 베선트 장관이 주도한 이번 조치에 대해 "동맹국 안정을 위해 미국의 경제력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칙에 근거한 것"이라고 닛케이에 설명했다.
다만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24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요청이 아닌, 베선트 장관의 주도로 1월 레이트 체크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언급을 삼갔다.
그는 "미 당국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그 긴밀함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베선트 장관과 "여기저기서 만남을 갖고 온라인 회의를 하고 있다"며 "서로가 지켜야할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1월 당시 일본 재무성은 미국 측에 레이트 체크나 엔화 매수 개입을 요청하지 않았다.
앞서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23일 미 재무부 요청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의 전 단계로 알려진 레이트 체크를 실행했다.
당시 달러당 158엔대까지 밀렸던 엔화 환율은 하락세가 멈추며 155엔대로 급반등했다.
미국의 외환 시장 개입은 전례를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드문 일로, 1985년 '플라자 합의'를 연상시키는 수준의 공동 대응이 이뤄질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이와 관련 베선트 장관과 가까운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레이트 체크가 실제로 외환시장 개입의 전 단계였으며 일본 측 요청이 있었다면 엔화 매수·달러 매도의 미·일 공조 개입도 검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시장 개입에 신중한 미국 당국이 공조 개입까지 시야에 둔 사실은 투기적 환율 변동에 대한 강한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당시 일본 재무성은 미국 측에 레이트 체크나 엔화 매수 개입을 요청하지 않았다.
채권시장 변동성도 레이트 체크를 부추긴 요인으로 거론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하순에 걸쳐 일본 신규 발행 40년물 국채 금리는 처음으로 4%대로 상승했다. 채권 매도는 미국 시장에도 전파돼 미 1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4.3%대로 5개월 만의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달 23일 레이트 체크 이후 채권시장에서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에 제동이 걸리면서 미국 장기금리가 이후 4.0%대로 낮아졌다.
베선트 장관이 희토류 조달과 아시아 안보 등에서 미국과 일본이 강한 협력 관계가 있다고 본 점도 레이트 체크를 결정한 이유라고 미 고위 당국자는 닛케이에 전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총선 압승으로 정치적 공백이 해소되면서 일본의 재정·금융정책 운용이 안정으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당국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서도 신뢰를 표명했으며 향후 대응책을 일본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시장이 안정된 만큼 구체적인 조치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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