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美 대사 '장관 접촉' 금지 조치…극우 활동가 사망 발언 충돌

기사등록 2026/02/24 13:10:48

'트럼프 사돈' 찰스 쿠슈너 대사, 프랑스 외무부 초치 불응

프랑스 "美, 비극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행위 거부"

[리옹(프랑스)=AP/뉴시스]프랑스 리옹에서 21일(현지시간) 집회 참가자들이 '극좌가 살해했다'는 현수막을 들고 극우 활동가 캉탱 드랑크를 추모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드랑크는 좌우 지지자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폭행으로 숨졌다. 2026.02.24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프랑스와 미국이 프랑스 극우 활동가가 집단폭행을 당해로 숨진 사건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인 찰스 쿠슈너를 초치했지만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응하자 정부 장관들과 직접 접촉할 권한을 제한하기로 했다.

AP통신과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은 쿠슈너 대사가 대사로서 기본적 임무와 자국을 대표하는 명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해 더 이상 프랑스 정부 구성원들과 직접 접촉하지 못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쿠슈너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결혼한 재러드 쿠슈너의 부친이다. 그는 프랑스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극우 활동가 사망 사건 관련 발언에 항의하고자 소집한 회의에 개인 일정을 이유로 대사관 고위 직원을 대리 참석시켰다.

쿠슈너 대사는 지난해 8월에도 프랑스가 반유대주의와 싸우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과 관련해 초치된 바 있다. 당시에도 초치에 응하지 않고 대리인을 보냈다.

프랑스 외무부는 관계 회복 여지는 남겨뒀다. 외무부는 "쿠슈너 대사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외무부 청사에 출석해 250년에 걸친 양국 우정 속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다"고 했다.

양국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지난 14일 프랑스 리옹에서 극우 활동가 캉탱 드랑크(23)가 좌우 지지자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숨진 사건을 '폭력적 급진 좌파주의'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하면서 시작됐다.

미 국무부는 앞서 "폭력적인 급진 좌파주의가 고조되고 있다"며 "드랑크의 죽음은 그것이 공공 안전에 미치는 위협을 입증한다.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다. 폭력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테러국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폭력적 급진 좌파주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공공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프랑스 미국 대사관도 이 성명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사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은 엑스에 "사람들을 설득하는 대신 그들의 의견 때문에 죽이기로 결심했다면, 당신은 문명에서 스스로 이탈한 것"이라고 적었다.

바로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 비극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거부한다"며 "우리는 특히 폭력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반동 운동으로부터 배울 교훈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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