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토론회서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놓고 머리 맞대
과로사 판정기준은 주당 60시간…수련시간 단축 필요
23일 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전공의 건강권 확보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이 요구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최장 연속근무 시간을 24시간 이내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개정안'이 지난 21일터 시행됐다.
이를 위반할 경우 수련병원에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최장 28시간까지 연속 근무가 가능하다.
지난해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이 실시한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 27.8%는 주 80시간을 초과한다고 답해 장시간 근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공의 10명 중 8명(77.2%)는 근무로 인한 건강 악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유청준 전공의노조 위원장은 이와 관련 "지나치게 긴 수련시간으로 인한 전공의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고, 환자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며 "개정된 법에서 위반 사안에 대한 처벌과 적정 업무량에 대한 가이드라인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 근로시간 위반시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한데 책임자에게도 최소 벌금형 이상의 처벌 조항이 필요하다"며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하는 등 적정 업무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주당 총 근로시간도 현행 80시간보다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1회 이하로 당직 최소화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독립성 확보해 상시 감독체계 마련해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에 대해 국가책임제를 확대 도입 해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공의노조는 ▲전공의법 개정을 통한 근로시간 감소와 처벌조항 신설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입원전문의 제도 활성화와 전문의 상급종합병원 재배치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등 가이드 마련 ▲주 1회 이하로 당직 최소화 및 정규근무 위주의 체계 마련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독립성 확보와 상시 감독체계 마련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확대 도입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발제에 나선 김형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근로시간과 건강, 진료 안정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노동시간의 길이와 밀도, 배치라고 하는 세 가지 측면이 매우 중요하다"며 "주 평균 60시간의 과로사 판정 기준을 들어 수련시간의 단축과 규칙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박용범 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전문의 배출을 위한 적정 역량 확보는 비타협적인 전제"라며, 수련시간 단축 시 전체 수련기간을 조정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범석 의대교수협 부회장은 현장 경험을 들어 "AI는 교육적인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고, AI를 통해 기존 전공의 업무 중 비교육적인 부분을 대체하면 근로시간 단축과 교육시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주장했다.
신동호 병원의학회 회장은 "단순히 전문의 하나를 병원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며 "인원 진료 시스템의 전환, 팀 기반 진료 모델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새롬 인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과거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전공의법 제정을 주도했던 경험을 들어 "정책 수립이 합리적 기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시스템을 변화 시키기가 쉽지 않음을 강조하고, 전공의노조에 세력화와 연대 전략을 주문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21일부터 시행된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들어 전공의의 수련시간 단축이 교수 등 다른 직역과 전공의 스스로의 수련연속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이를 뛰어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전공의 노동시간 단축 정책은 자살예방 정책"이라며, 비용 문제로 인해 병원이 자발적으로 변화할 리 없기 때문에 정책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입원전담전문의를 포함한 인력기준 및 수가 개선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토론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며, 수련국가책임제의 발전과 역량중심평가로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준비 중인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토론이 수련병원 당사자들과도 함께 논의가 된다면 해법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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