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잃었지만 빠르게 평정심 되찾은 산림청…준전시 상태

기사등록 2026/02/22 12:53:13 최종수정 2026/02/22 13:02:24

산림청 업무 특수성·외부수장에 따른 충격 최소화

산림재난 대응 여념, 청장 직무대리 연이틀 회의·현장 지휘

[예산=뉴시스] 21일 오후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가 충남 예산 대술면 산불현장을 찾아 진압 및 확산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조직 수장의 낙마에 술렁였던 산림청이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고 있다. 청장 직무대리에 들어간 박은식 차장을 중심으로 일선 산불진압현장의 대원들까지 흔들림 없는 국가재난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22일 산림청은 전날에 이어 연이틀 주말과 휴일 중앙산림재난상황실에서 박 차장이 주재한 산불대비태세 점검회의를 열고 전국 동시다발 산림재난에 대한 대응책과 가용자원 동원현황을 점검하고 청장공석 사태에 따른 기강을 다잡았다.

앞서 21일 오전 청와대 발표로 김인호 청장의 직권면직 사실이 알려지자 산림청 직원들은 사실여부 확인에 분주히 움직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음주사고로 알려진 뒤 대부분의 직원들은 허탈감을 보이면서 극도로 말을 아겼고 노조는 책임규명과 전문성에 기반한 인사원칙 확립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산림공무원의 자긍심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하루가 지나면서 술렁이던 조직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휴일에 상황실로 출근한 직원은 "주말 오전 갑작스런 청장 면직에 뒤숭숭했던게 사실였다. 지금은 주어진 일에 여념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흔들림없는 평정심 유지를 가능케 하는 힘을 산림청은 조직의 특수성에서 찾는다. 한 간부는 "산림청은 1년 356일이 준전시상태로 한눈 팔 여력이 없다"면서 "국가재난 대응에 최적화된 메뉴얼을 수립하고 업무노하우를 익히고 재난현장을 오가며 오랫동안 재난정책을 추진하다보니 내외부의 충격파에 휩쓸림이 최소화됐다"고 분석했다.

산림청은 지난해 영남지역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자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산불조심기간을 당초보다 12일 앞당겨 지난달 20일부터 전격 시행해 왔다.

산불조심기간에 돌입하면서 산림청은 지방정부와 함께 산불방지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자원과 인력을 일선에 전진 배치하며 산불예방과 진압에 모든 역량을 집중 중이다.

이후 해빙기와 우기철에는 산사태 방지종합계획을 수립해 산사태재해 예방작전에 돌입하고 하반기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산림병해충과의 전쟁에 들어간다.

실제 산불조심기간인 현재 전국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인 21일 하루에만 충남 서산과 예산, 강원 원주·홍천, 충북 옥천, 경기 포천 등 모두 12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중 예산산불은 대응 1단계까지 발령됐고 서산산불은 인근에 석유비축기지가 인접해 있어 한때 산림당국을 긴장시켰으며 경남 함양서 발생한 산불도 산불 확산 대응 1단계가 발령돼 가용자원이 총동원돼 진압중이다.

청장 직무대리인 박 차장은 산불현장을 오가며 현장 지휘에 나서고 있다. 전날에 이어 22일에도 본청 국장 및 지방청장 등 간부들과 대책회의를 열어 기관별 산불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 청장 공석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켰다.

산림청 업무의 특수성은 노조 요구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들은 청장 면직 뒤 낸 성명서에서 "수장은 급변하는 산림재난 환경에 대응키 위한 합리적인 인력운용과 조직개편을 책임지는 자리"라며 "내부업무와 조직운영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임명된 기관장은 조직의 안정적 운영과 효과적인 재난대응을 담보하기 어렵고 이는 곧 국가재난 대응역량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산림정책 전문성을 청장의 최우선 자질로 강조했다.

산림청 직원들의 동요가 적었던 원인을 외부 청장 임명에서 찾는 목소리도 있다. 내부 승진자의 경우 수십년 동거동락을 해오던 동료인 탓에 불미스런 퇴진 시 받게되는 직원들의 충격과 상처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간부는 "산불조심기간에, 더욱이 산불이 전국적으로 잇따르는 상황에서 산림재난 대응 최종 책임자의 음주는 비난받아야 한다. 산림내부를 잘 알고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같이 몸을 부딪히면서 일한 내부 직원였다면 허탈감은 더 컷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을 대표해 노조는 "이번 사태에 흔들림없이 엄격한 복무기강 아래 산불조심기간 비상근무에 임하고 국민 생명과 산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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