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수 연구과제 수행 기간 대부분 美 체류…대법 "제재 정당"

기사등록 2026/02/22 09:00:00 최종수정 2026/02/22 09:08:23

국내 연수 박사 후 연구원 지원사업 선정 후

美 출국해 1년 넘게 체류하며 연구하다 적발

1년 간 참여 제한, 연구비 환수…불복해 소송

대법 "연구기간 대부분 해외 체류…협약 위반"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이 보이고 있다. 2026.02.2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국내 연수를 조건으로 하는 국책연구과제에 선정됐으나 연구 기간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던 사실이 적발된 박사 후 연구원이 당국의 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최종 패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박사 후 연구원 윤모씨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참여제한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윤씨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2019년 6월 윤씨는 교육부 위탁으로 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그 해 인문사회 분야 학문후속세대(박사후국내연수)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 5년 내인 신진 연구자에게 단절 없이 연구할 기회를 주는 취지로, 우수한 과제를 공모한 연구자를 뽑아 주관 연구기관인 국내 대학 등을 통해 정부 출연 연구비를 지급한다.

윤씨는 사업에 선정된 직후 2019년 7월부터 2년 동안 과제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재단 및 주관연구기관인 숙명여대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연구책임자는 연구사업의 과제관리 안내서(지침) 등을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 규정을 위반한 경우 사업비 지급중지 및 회수, 1년 간 학술지원사업 신청 및 참여 제한 조치를 병행할 수 있다'고 정했다.

또 사업 지침 성격인 재단의 '과제관리 안내서'에는 '3개월 이상의 장기 해외 출장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되, 연구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연수기관의 장을 통해 재단에 신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그런데 윤씨는 협약을 맺은 지 한 달여가 지난 같은 해 7월 미국으로 출국해 줄곧 머물다 2020년 11월 재단 측에 의해 해외 체류 사실이 적발됐다.

재단 측은 윤씨가 허가 없이 장기간 해외에 체류했다고 보고, 향후 1년 동안 학술지원대상자 선정에서 제외한다는 '참여 제한' 제재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또 숙대 산학협력단을 상대로 6600만원의 연구비를 환수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2022년 10월 재단 측의 제재 조치를 그대로 확정하자 윤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협약이나 지침에 '연구수행을 위한 해외출장'에 대해서만 제한하고 있을 뿐, 자신의 사례처럼 연구수행과 무관한 해외 체류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는 취지다.

[세종=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2.22. photo@newsis.com
숙대 측에 분기별로 연수지도확인서를 내고, 논문을 써서 학회지에 내는 등 성실히 연구를 해 왔다고도 다퉜다.

1심은 윤씨 손을 들어줬다. 윤씨와 재단이 맺은 협약에 해외 체류를 금지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이 없다는 이유였다. 또 지침인 '과제관리 안내서'의 '3개월 이상 출장 불허' 조항은 '연구 수행과 관련한 해외출장'에 대한 내용에 불과하다고 봤다.

이어 "재단과 윤씨 사이에 국내에 체류하며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국내 체류 의무가 도출된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은 이를 뒤집고 교육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사업의 취지를 고려하면 적어도 과제 수행에 핵심적인 연구는 국내에서 수행하는 게 타당하다는 취지다.

2심은 "윤씨는 사업의 취지에 따라 연구자료 수집 및 분석 등 핵심 연구를 국내 연수기관에서 수행해야 한다"며 "연구과제 수행기간 및 방법 등에 비춰 볼 때 국내에서 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윤씨는 국내 연수기관에 소속돼 있으면 연구기간 내내 해외에 체류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해 국내 연수기관 내 연구 인력과의 교류 등을 소홀히 했다"며 "연구 결과물(논문 등)을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도 "협약에 따른 연구기간 중 대부분의 기간을 해외에 체류한 것을 이 사건 협약 위반이라고 본 결론은 정당하다"며 2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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