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생은 뒷전, 정쟁만 보이는 본회의 풍경

기사등록 2026/02/20 14:59:01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지난해 11월13일 '항공보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해당 법안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항공기 안전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발의한 법안이었다.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됐다. 당시 국민의힘이 김윤덕 국토부장관의 불참을 이유로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반대해"라고 외치며 법안을 부결시켰다.

장관의 불참을 이유로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과 이를 이유로 법안을 부결시킨 민주당의 '기싸움'에 참사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은 그렇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설을 앞두고도 '반쪽 본회의'는 계속됐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재판소원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에 항의하며 불참하면서다. 당초 처리될 예정이었던 81건 민생법안도 18건이 줄어 63건만 통과됐다.

오는 24일 본회의 역시 민주당이 소위 '사법개혁안' 처리를 예고하면서 전운이 다시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들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 본회의장은 다시금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민생법안의 처리는 3월 임시회로 또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로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경우는 드물다. 비쟁점 민생법안을 여야가 합의해 처리한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양당이 본회의장에서 주로 보이는 모습은 강성 지지층에게 보이는 고성 공방이다.

그 사이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민생에 활기가 돌도록 입법에 박차를 가하겠다"던 민주당과 "유능한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이겠다"던 국민의힘의 선언도 요란한 빈수레에 그쳤다.

여야는 왜 22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서로 '네 탓' 공방만 하면서 허송세월하기엔 여의도 밖 민생은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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