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올림픽에서 8위 차지…쇼트·프리서 모두 안정적 연기
평정심을 유지하고자 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린 것이 효과를 본 것인지 큰 실수없이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했고, '톱10' 진입에도 성공했다.
이해인은 20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4.15점, 예술점수(PCS) 66.34점으로 140.49점을 받았다.
지난 18일 쇼트프로그램 점수 70.07점을 합해 총점 210.56점을 받은 이해인은 최종 8위를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총점 모두 개인 최고점에는 닿지 못했으나 시즌 최고점이었다.
이해인이 올림픽 무대에 서기까지 여정은 녹록치 않았다.
2024년 5월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이해인은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는 기로에 섰다. 법정 다툼을 한 끝에 징계가 무효가 되면서 다시 빙판 위에 설 수 있었다.
그러나 공백기가 있었던 탓인지 올림픽이 있는 2025~2026시즌 이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해인은 이번 올림픽 국가대표를 뽑는 1차 선발전에서도 5위에 머물러 올림픽 출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차 선발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2위를 차지, '꿈의 무대'를 밟았다.
우여곡절 끝에 꿈의 무대에 선 이해인은 이번 시즌 들어서는 가장 안정된 경기력을 자랑했다.
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평정심을 유지한 것이 도움이 됐다.
이해인은 "오늘 훈련을 마치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는 길에 노을이 너무 예뻐서 사진도 찍고, 글도 썼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다른 피겨 대표팀 선수들과 이번 대회 마스코트도 그렸는데 드디어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물론 대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올림픽에 선다는 것은 너무 좋은 기회인데 너무 앞만 보고 싶지 않았다. 풍경도 보고 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더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해인은 "시즌 초반을 생각하면 많이 발전했다. 잘 풀리지 않는 순간이나 대회에서 아쉬운 결과가 나왔을 때 처져있지 않고, 보완할 점을 연구한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톱10'에 들며 첫 올림픽을 기분좋게 마친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보다 더 많이 떨렸는데, 끝까지 차분하게 해낸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 첫 올림픽을 무사히 잘 마무리한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시즌 최고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목표를 다 이뤘다. 굉장하거나 완벽한 연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보완하고 싶었던 부분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번 경험했던 터라 긴장감이 덜할 만도 했지만 이해인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너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떨렸다"며 "첫 올림픽이다보니 안 떨릴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는 내내 미소를 지어보인 이해인은 "연기를 할 때 만큼은 나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다. 모든 대회가 소중하기에 더 웃음이 났다"고 설명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빙판 위에 쓰러지며 연기를 마치는 이해인은 이후 빙판 위에 하늘을 보며 누웠다.
"안도감이 느껴졌다"고 말한 이해인은 "이렇게 연기한 것이 믿어지지 않고, 긴장이 풀려서 누웠던 것 같다.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경기장에 직접 찾아온 엄마를 가장 보고 싶다는 이해인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엄마랑 젤라토를 먹으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을 무사히 마친 이해인은 앞으로 더 나아가려 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공식 훈련에서 시도해 눈길을 끌었던 트리플 악셀도 계속 훈련할 생각이다.
이해인은 "언젠가 내가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는 모습을 마음 속에 담아놨다. 계속 연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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