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부상자 X선서 실탄 피격 정황…'얼굴·가슴·생식기' 집중"

기사등록 2026/02/18 23:12:11

英 가디언, 부상자 X선·CT 입수 후 분석

"얼굴·가슴·생식기 집중 피격…살상 진압"

[토론토=AP/뉴시스] 지난 1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얼굴에 총상과 피를 형상화한 분장을 한 여성이 이란 정권 교체 지지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2026.02.18.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이란 정권이 1월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산탄총 등을 사용해 시위대와 행인을 향해 발포한 정황이 병원 자료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지난달 이란의 한 주요 도시 병원 1곳에서 단 하루 저녁 동안 촬영된 X-레이·컴퓨터단층촬영(CT) 등 75개 이상을 입수 후 분석한 결과, 얼굴·가슴·생식기 등 주요 부위에 집중된 총상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공개한 사례 중 20대 초반 여성 A씨 영상에는 얼굴과 안와, 뇌 주변에 별자리처럼 흩어진 흰 점들이 나타났다.

이는 산탄총에서 발사된 직경 약 2~5㎜의 금속 구슬로, 멀리서 쏠 때는 넓게 퍼지지만 근거리에서는 뼈를 깨뜨리고 얼굴 연조직을 관통하며 안구를 손상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A씨는 최소 한쪽 눈을 잃었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추측했다.

영상에는 치명상이 의심되는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한 젊은 남성 B씨의 스캔에서는 대구경 탄환이 목에 박힌 채 출혈과 부종으로 기관이 밀려난 모습이 확인됐다.

다른 남성의 영상에서는 뇌 속 탄환과 함께 두개골 내 가스 기포가 보여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또 척추 인접 부위에 탄환이 박힌 사례, 폐를 관통한 뒤 척추 옆에 멈춘 것으로 보이는 흉부 총상 사례도 제시됐다.

이란 의사 상당수가 10대 등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부상자의 안구를 적출하는 수술을 수십건 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겸임교수인 응급의학과 의사 로히니 하르는 사례 수와 중증도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실탄과 대구경 탄환을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싱크탱크 군비연구서비스(ARES)의 탄도학 분석 전문가 N.R. 젠젠존스는 "살상용 무기가 쓰였다"고 말했다.

한 의학 전문가는 "전시 상황에서나 볼 수 있는 부상"이라며 "군용 무기를 사람에게 발사한다는 것은 상대를 죽이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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