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프리스케이팅 배경 음악으로 '광인을 위한 발라드' 사용
이탈리아 가수 밀바의 곡…"넘어져도 일어나 연기한 모습 숭고했다"
차준환 "오히려 그 곡에 맞춰 연기하며 내가 힘 받았다"
애초 차준환은 2025~2026시즌 프리스케이팅 배경 음악으로 영화 '물랑루즈'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 2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 종합선수권대회를 마친 이후 2024~2025시즌 프리스케이팅 배경 음악이었던 '광인을 위한 발라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애정이 깊은 곡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 올림픽 직전 음악을 교체했다.
'광인을 위한 발라드'는 개최국 이탈리아의 전설적 가수이자 '칸초네의 여왕'으로 불리는 밀바(Milva)가 부른 곡이기도 했다.
차준환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이 곡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쿼드러플 토루프를 뛴 후 착지하다 넘어지기는 했으나 이외 요소를 안정적으로 연기하며 181.20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92.72점과 합해 총점 273.92점을 작성한 차준환은 최종 4위를 차지했다. 3위 사토 순(일본)에 불과 0.98점 차로 뒤져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자신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성적(5위)을 새로 썼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밀바의 딸인 마르티나 코르냐티씨는 현지 시간으로 15일 오전 밀라노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마련한 코리아하우스를 직접 방문해 차준환에게 '어머니의 곡을 써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코르냐티씨는 "차준환이 '광인을 위한 발라드'를 배경으로 연기해줬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깊은 감동을 받았다. 경기 중 넘어지기도 했지만, 중요하지 않다. 다음에 넘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넘어진 뒤 다시 일어나 연기를 이어가는 모습은 정말 숭고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는 "차준환의 연기는 우아했고, 음악과 교감하고 있었다. 상상하지 못했던 큰 감동을 느꼈다"며 "어머니(밀바)는 5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그 모습을 보셨다면 나만큼 고마워하고 감동하셨을 것이다. 어머니를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편지와 '광인을 위한 발라드'가 담긴 CD 앨범, 이탈리아에서 4년 전 밀바를 위해 발행한 특별 우표 세트를 차준환에게 선물로 전달한 코르냐티씨는 "우표는 희귀한 것인데 한국에 있는 차준환의 집에 소장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흐뭇해 했다.
미술사학자로 일한다는 코르냐티씨는 차준환을 향해 "다시 유럽에서 만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단순히 만남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좋다. 정말 고맙다"고 재차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차준환은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모습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오히려 내가 '광인을 위한 발라드'를 배경으로 스케이트를 타면서 더 힘을 받았다. 그래서 연락이 됐을 때 너무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배경 음악을 바꾼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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