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거주 러시아 출신 건축가
그린란드 사태로 미국에 저항하는 덴마크 피켓도 들어
AP통신은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피켓 요원으로 나선 러시아 출신 건축가 아나스타샤 쿠체로바와의 인터뷰를 17일(한국 시간) 공개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 중인 쿠체로바는 올림픽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개회식장으로 안내하는 피켓 요원을 자청했다.
다른 피켓 요원과 마찬가지로 쿠체로바는 후드가 달린 긴 은색 코트를 입고, 어두운 색안경으로 눈을 가린 채 등장해 우크라이나 국가명이 써진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애초 피켓 요원들에 무작위로 국가를 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연출가가 선호하는 국가를 물었고, 쿠체로바는 우크라이나를 선택했다.
밀라노에서 14년 동안 거주한 쿠체로바가 5명의 우크라이나 선수와 함께 개회식이 열린 산시로 스타디움을 행진할 때에도 그의 국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쿠체로바는 "우크라이나 선수들 곁에서 걸으며 그들이 러시아인에게 증오를 느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모든 러시아인들이 전쟁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런 행동이 독살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 2주기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 쿠체로바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전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고, 또는 운동하며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참혹한 전쟁을 배경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체로바와 함께 입장한 우크라이나 선수 중 기수를 맡은 쇼트트랙 선수 엘리자베타 시도르코와 피겨스케이팅 선수 키릴로 마르사크는 모두 아버지가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 사람들이 입은 피해를 되돌릴 수 있는 말은 전혀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2018년 이후 러시아에 방문하지 않았다는 쿠체로바는 "내가 러시아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지인들에게 해를 끼칠까봐 걱정된다"며 "민주주이 국가에 살면서 자유를 누리고 있는 내가 두려움을 느낀다면 러시아가 승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쿠체로바는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덴마크 선수단 피켓도 들었다.
덵마크 선수단 또한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인수하겠다는 미국의 위협에 저항의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큰 박수를 받았다.
쿠체로바는 "이것은 우연의 일치였다. 그래서 그린란드와 미국의 사건도 곰곰히 생각해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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