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보장 선행돼야"…자유경제구역 전환 타협 의향 시사
대선 시점·안보보장 두고 美와 충돌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 압박해온 '5월 조기 대선'에 대해 "휴전 선언 이후 최소 2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유권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1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열린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연설에서 "우리에게 두 달간의 휴전과 안보 인프라를 달라"며 "그러면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5월 15일까지 대통령 선거와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 관련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FT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련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나, 미 행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안보 보장 중단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난 뒤 국가 재건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분쟁 지역 일부를 '자유경제구역'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타협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지역(돈바스 등)에는 20만 명이 살고 있다. 우리는 그냥 도망칠 수 없지만, 자유경제구역에 대해 논의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타협을 확보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봄까지 평화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미국의 요구와 우크라이나의 입장 차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년째 이어진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어떤 협정 체결보다 '미국과 유럽의 안보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안보 보장은 어디까지나 포괄적인 평화 협정 타결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이어서,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을 포함해 돈바스 전역을 러시아 양도하는 방안이 협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및 유럽과 서명할 준비가 된 강력한 합의가 있다"며 "안보 보장에 대한 합의가 전쟁 종식을 위한 어떤 합의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그는 "러시아도 자유 선거를 실시한다면 우리는 휴전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회의장 청중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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