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역서 전방위 검거작전 전개…시위 가담자 수천명 체포

기사등록 2026/02/14 23:56:58 최종수정 2026/02/15 00:00:25
[테헤란=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상인·자영업자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이란 통화 가치가 미 달러당 142만 리알까지 폭락하자 상인과 자영업자들이 이틀째 항의 시위에 나섰다. 2025.12.30

[카이로=AP/뉴시스] 이재준 기자 = 이란 보안당국이 반정부 시위 가담자 색출을 위해 전국적인 검거망을 가동해 대규모 체포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검거 대상은 대학생과 의사, 변호사, 교사, 예술인, 기업인, 운동선수, 영화인뿐 아니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가까운 개혁 성향 인사들까지 포함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보안요원들은 지난달 16일 새벽 2시께 차량 6대를 동원해 나키이 가족의 자택을 급습했다.

이들은 잠들어 있던 25세 뉴샤와 37세 모나 자매를 깨워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요구한 뒤 연행했다. 자매는 1주일 전 이란 전역을 뒤흔든 시위에 참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고 한다.

해외에 거점을 둔 이란 변호사 단체 다드반은 45세 아틸라 술탄푸르도 1월29일 테헤란 자택에서 보안요원들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뒤 연행됐지만 소식이 끊겼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란 정부가 신정체제 종식을 요구한 시위를 강경 진압한 이후 이러한 체포는 수주째 이어지고 있다.

대도시와 농촌 지역을 가리지 않고 주택과 직장에 대한 급습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회 전반을 겨냥한 전방위적 검거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체포된 이들은 수일 또는 수주 동안 가족이나 변호사와 연락이 차단된 채 구금되고 있다. 그 때문에 가족들은 행방을 수소문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해외 다른 활동가 단체들도 대대적 체포를 기록·집계하고 있다. ‘구금 시위자 지위 모니터링 위원회’ 소속 시바 나자라하리는 “당국이 계속해서 신원을 특정해 구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는 가족들의 직접 제보와 현지 연락망을 토대로 지금까지 2200명 이상이 연행됐다고 확인했다. 이중 대학생 107명, 13세 아동을 비롯한 미성년자 82명, 변호사 19명, 의사 106명이 포함됐다.

나자라하리는 당국이 지방자치단체 도로 카메라와 상점 폐쇄회로(CC)TV, 드론 영상까지 검토해 시위 참가자를 추적한 뒤 자택이나 직장에서 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정시위는 지난해 12월 말 치솟는 물가에 대한 분노로 촉발돼 전국으로 확산했다. 1월 8일과 9일 정점에 달했으며 전국 190개가 넘는 도시와 마을에서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보안군은 전례 없는 폭력을 동원해 대응했다. 휴먼 라이츠 액티비티 통신은 현재까지 7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집계하면서 실제 수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 정부는 1월21일 3117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란 신정체제는 과거 소요 사태에서도 사망자 수를 축소 발표하거나 공개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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