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가에 따르면, 김 주무관의 최근 결정은 단순한 퇴사가 아니다. '공적 영역의 페르소나'를 벗고, 오롯이 '콘텐츠 기획자'이자 '방송인'으로서의 자생력을 증명해야 하는 변곡점이다. 97만 구독자를 거느린 '충TV'의 수장이었던 그가 방송 예능이라는 주류 미디어 생태계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대중문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류'가 된 '비주류'의 감성…예능 적응력은 이미 '상위권'
김 주무관의 가장 큰 무기는 기존 방송 문법을 비트는 'B급 감성'과 '순발력'이다. 그는 이미 MBC TV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JTBC '아는 형님' 등 지상파와 종편을 넘나들며 프로 예능인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입담을 과시했다.
특히 최근 출연한 웨이브(Wavve) '피의 게임 3'나 넷플릭스 '좀비버스: 뉴 블러드'에서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단순히 '공무원 치고 웃긴 사람'에 머물지 않는다. 상황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냉철함과 적재적소에 던지는 풍자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방송가 관계자들은 김 주무관이 '기획과 출연이 동시에 가능한 1인 미디어형 인재'라는 점에 주목한다.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그의 '저비용 고효율' 식 기획력은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무원'이라는 안전장치의 상실…'희소성'의 딜레마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선태라는 브랜드'의 강력한 폭발력은 역설적이게도 '경직된 공직 사회'라는 배경과의 괴리에서 발생했다. '공무원이 저래도 돼?'라는 대중의 의구심이 그의 파격적인 행보를 돋보이게 하는 후광 효과로 작용한 것이다.
프리랜서 선언을 하게 된다면, 곧 이 '후광'이 사라지게 된다. 계급장 떼고 붙는 예능 정글에서 그는 이제 홍진호, 장동민, 빠니보틀 같은 쟁쟁한 '프로'들과 동일선상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악성 민원보다 무서운 '대중의 변심'…맷집은 충분한가
김 주무관은 최근 방송에서 지팡이로 머리를 맞거나 침 세례를 받는 등 공직 생활 중 겪은 악성 민원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단련은 그에게 웬만한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을 선물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연예계의 악플과 대중의 변심은 행정 서비스의 민원과는 결이 다르다. '충주맨'이라는 상징성을 떼어낸 김선태가 대중에게 지속적인 신선함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칫 '공무원 시절 에피소드'를 소진하고 나면 캐릭터의 유통기한이 급격히 짧아질 위험도 존재한다.
김 주무관은 충주시 공무원으로 마지막 인사에서 "7년의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이제 그는 행복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불확실한 미래로 발을 내디뎠다. 일각에선 김 주무관이 6급 공무원으로 특별 승진한 뒤 기업, 정계, 잡지 화보까지 러브콜이 쇄도한 걸 짚으며 다른 진로를 생각한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한다.
방송계 관계자는 "김선태의 프리랜서 전향은 단순히 개인의 영달을 위한 선택을 넘어, 개인이 조직의 브랜드를 압도했을 때 어떤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그가 충주시를 '전국구 지자체'로 만들었듯, 방송계에서도 자신만의 'B급 문법'으로 새로운 영토를 개척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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