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서 점심 먹고 오다 사고…산재 처리 가능한가요?[직장인 완생]

기사등록 2026/02/14 09:00:00 최종수정 2026/02/14 09:08:24

외근 후 외부서 점심 먹고 회사 복귀하는 길에 교통사고 당해

점심시간은 휴게시간…회사 '지배·관리' 아래면 산재 인정 가능

자동차보험과 산재는 중복보상 안돼…보상 범위 '유불리' 따져야

휴업손해·위자료 차이…경미하면 차보험, 중상해면 산재가 유리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직장인 A씨는 최근 외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회사에 복귀하는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평소에는 구내식당을 이용하지만, 이날은 외근을 나갔다 오는 길에 기분 전환 삼아 외식을 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이날 교통사고를 당했다. A씨는 당연히 가해 운전자의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비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동료들은 A씨에게 "일하다 사고가 난 것이라 '산업재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A씨는 "엄밀히 말해 점심시간에 외부에서 난 사고인데 산재 신청이 가능할지, 또 회사에서 안 좋게 보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산재보험은 지난 1964년 도입돼 벌써 60주년을 넘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다. 근로자가 일하다 다치는 경우 치료비와 생계를 걱정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으며 사업주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모든 근로자에 대해 의무로 가입해야 한다. 최근에는 근로계약이 아니더라도 택배기사나 배달기사 등 노무제공자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됐다.

산재보상의 핵심은 '일하다 다친 경우'다. 이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근무시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산재로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2018년부터 출퇴근 재해가 명문화된 후 근무시간 외 사고라도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 산재로 인정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A씨의 경우는 어떨까? A씨는 점심시간에 사고를 당했다. 점심시간은 법적으로 근무시간이 아닌 '휴게시간'. 그래도 A씨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해, 이러한 경우에도 산재로 인정될 확률이 크다.

먼저 A씨는 개인적인 용무로 외부에 나간 것이 아니라 회사 업무로 나갔다가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회사로 복귀하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산재 인정의 핵심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다. 원칙적으로 점심시간은 휴게시간이지만, 사용자의 지배·관리 범위 안에 있는 활동이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

이때 구내식당을 두고 외식을 했다는 사정은 결정적 사유가 되지 않는다. 외근 중 식사를 하고 복귀하던 과정이었다면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씨는 산재 신청으로 회사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하고 있지만, 산재 신청은 근로자의 법적 권리다.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한 처우에 해당할 수 있다. 정부는 산재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장에 직접적인 불이익을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가해 운전자가 보험 처리를 하겠다고 한 이상, '이중보상 금지 원칙'으로 인해 차보험과 산재 모두 중복으로 보장받을 수는 없다. 자동차보험 보상과 산재보험 중 어떤 것이 보상범위가 더 큰지 따져봐야 한다.

우선 두 보험 모두 치료비는 전액 보장된다. 하지만 휴업손해에서 차이가 있다. 산재보험은 평균임금의 70%를 휴업급여로 지급하는 반면, 자동차보험은 휴업손해 산정 시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소득 손실을 기준으로 보상액을 책정한다. 과실이 있다면 그 비율만큼 감액되지만, 만일 A씨가 차주 책임 100%로 사고를 당했다면 산재 휴업급여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또 자동차보험은 사고에 대한 위자료가 있지만, 산재보험은 별도의 위자료가 없다.

따라서 A씨가 당한 부상이 경미하고 단기간의 치료로 끝날 것이 확실하다면 자동차보험으로 보상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산재보험은 치료 종결 시까지 치료비를 보장하기 때문에 중상해를 입었다면 산재를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장해가 남는다면 장해급여도 지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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