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신규 투자는 8542건으로 사상 최고
민간 부문, 80% 차지…연금·공제회 165%↑
유니콘 기업 4개사 추가돼 총 27곳 집계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 금액은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투자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정부는 제3벤처붐 실현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시장을 조성하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돌파 이력이 있는 비상장 기업) 50개사를 발굴할 계획이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2025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과 유니콘 기업 현황(벤처투자회사·조합 및 신기술사업금융업자·조합 실적 합산)'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 금액은 13조6000억원, 투자 건수는 8542건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4.0%, 1.5% 늘었다. 건당 투자금액은 2024년보다 12.3% 증가한 15억9000만원이다.
반기별로 보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5조7380억원, 7조8864억원이 투자됐는데, 전년 대비 증가분(1조6786억원)의 약 82%가 하반기에 이뤄졌다. 벤처투자회사·조합의 지역별 투자의 경우,수도권은 9.4% 상승했지만 지방은 17.9% 감소했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금액(14조2669억원)은 2024년(10조6404억원)보다 34.1% 늘었다. 하반기에 7조9364억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조성됐는데 전년 동기 대비 45%가 오른 금액이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작년 하반기 들어 벤처투자와 펀드 결성이 증가하고 연금 공제회 등 안정적 투자 주체의 출제가 확대됐다는 점은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이재명 정부의 벤처 투자 활성화 기조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지난해 신규 펀드 결성은 민간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펀드 결성 금액 중 민간 부문이 11조5000억원을 출자해 전체의 80.8%를 차지했다. 민간 출자금은 전년 대비 40.5% 확대됐는데 연금·공제회, 일반법인, 금융기관(한국산업은행 제외)이 각각 165.0%, 61.5%, 28.6% 증가율을 보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정책금융은 전년 대비 12.4% 증가한 2조7407억원을 출자했다.
2025년 벤처투자액 유치 상위 3개 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20.8%) ▲바이오·의료(17.4%) ▲전기·기계·장비(14.6%)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52.8%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상위 3개 업종에 대한 투자 집중도는 2021년 59.6%, 2022년 58.1%, 2023년 49.9%, 2024년 55.4%로 약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전년 대비 벤처투자 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바이오·의료로 5340억원이 늘었다. 증가율 1위 업종은 69.4%가 상승한 '게임'이다. ICT서비스 투자는 7.6% 줄었는데 2021년 코로나19 이후 소프트웨어, 정보서비스에 집중됐던 투자수요가 ICT제조, 전기·기계·장비 같은 실물 분야로 이동하고 있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창업기업 중 초기 창업기업(창업 3년 이내)에 대한 투자는 1.9% 늘어난 2조2666억원이다. 이처럼 후기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높아지지만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검증된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초기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있고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2000억원으로 출자를 확대했다"며 "초기 분야 전용 펀드가 아니더라도 초기 투자 의무를 제안한다면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5년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은 27개사로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비나우 ▲갤럭시코퍼레이션 등 4곳이 추가됐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인공지능(AI)·반도체 설계 기업이고, 비나우는 화장품 제조, 갤럭시코퍼레이션은 AI·엔터테크 분야에 해당한다.
전체 유니콘 기업은 전자상거래 분야 8개사, 화장품·핀테크 분야 각 3개사, AI반도체·데이터·여행숙박·클라우드 분야 각 2개사로 집계됐다. 그 외 게임·부동산·콘텐츠 등이다.
27개사가 창업 후 유니콘기업이 되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7년 8개월으로 집계됐다. 그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의 플랫폼 기반 기업이 다수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AI반도체, 데이터, 핀테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등장했다.
노 차관은 "CB인사이트나 크런치베이스를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유니콘 규모는 10위권 정도"라며 "유니콘,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과 관련된 기준 수립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기부는 올해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를 통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등 유니콘 육성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벤처투자와 펀드결성 규모가 모두 크게 늘었고 특히 민간 출자의 증가가 펀드 결성 확대를 이끌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벤처투자 확대에서 그치지 않고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까지 도약하고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과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되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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