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사과 3일 만에 담화 공개…"상식적 행동으로 평가"
"주범 실체 관심 없어…재발 시 혹독한 대응 예고"
9·19합의 복원 동력될지 주목…"두국가 전략 강화" 분석도
김 부부장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12일자 담화에서 "나는 새해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 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나는 이를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며 "한국당국은 자초한 위기를 유감표명 같은 것으로 굼때고 넘어가려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 영공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침해 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 그것이 개인이든 민간단체이든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우리가 문제시하는 것은 우리 국가의 영공을 무단침범하는 중대 주권 침해행위가 한국발로 감행되였다는 그 자체"라고 밝혔다.
또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 것임을 예고해둔다"며 "여러가지 대응 공격안들 중 어느 한 안이 분명히 선택될 것이며 비례성을 초월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당국이 내부에서 어리석은 짓들을 행하지 못하도록 재발 방지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화는 정동영 장관이 정부 고위 관계자로서 처음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지 3일 만에 공개됐으며, 북한 일반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4일과 지난해 9월 한국발 무인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 부부장은 지난달 13일 담화를 내고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정 장관은 지난 10일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했다.
김 부부장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우리 정부의 9·19남북군사합의 선제적 복원 추진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9·19합의는 무인기 등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있다. 정 장관은 무인기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9·19합의가 조속히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김 부부장 담화는 유화적 입장이 아니라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착화 하는 시도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담화는 전반적으로 북한이 한국의 사과를 수용하고 재발 방지를 지시하는 듯한 고압적인 태도를 깔고 있다.
사과를 일단 받아주는 형식을 취하되, 재발 시 '혹독한 대응'을 예고하며 향후 도발 명분도 마련했다.
무인기 침투를 '주권 침해'라고 규정한 것은 '적대적 두 국가론' 연장선상에서 남북은 '국가 대 국가' 관계라는 인식이 반영됐다고 해석된다. 노동신문에 게재하지 않은 것도 주민들의 대남 적개의식을 약화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 대 국가' 관계를 전략 기조화하고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경 합동본부 태스크포스(TF)는 무인기를 침투시킨 주범으로 지목된 대학원생 오모씨 등 민간인 3명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 침투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 군인들과 국가정보원 직원도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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