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에게 홍보 자문?"…美 파워엘리트들, 반성은 없었다

기사등록 2026/02/12 14:53:50 최종수정 2026/02/12 15:40:25
[워싱턴=뉴시스]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 시간)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자택에서 나온 사진 십여장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영국 앤드류 왕자 등의 사진이 포함됐다. (사진=미 하원 감독위 민주당). 2025.12.1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 법무부의 앱스타인 수사 문건 공개로 파워 엘리트들의 유착 관계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으나, 미국의 대응은 가차 없는 단죄에 나선 영국 등에 비해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디인터셉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앱스타인과의 연루 사실이 드러난 앤드루 전 왕자가 모든 왕실 직함을 박탈당하고 바클레이스 전 CEO가 금융권에서 영구 퇴출당하는 등 실질적인 책임 추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소수의 학계 인사가 자리에서 물러났을 뿐, 정작 몸통으로 지목된 정·재계 거물들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문건에는 2008년 성범죄 유죄 판결 이후에도 앱스타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등 억만장자들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정계 핵심 인물들의 이름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일부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자신의 성희롱 의혹이나 언론 대응 전략을 짜기 위해 앱스타인에게 자문을 구한 정황은 미 지배계층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여준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 의회에서는 법무부의 은폐 의혹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로카나 하원 의원은 최근 의사당 발언을 통해 "법무부가 아무런 합당한 이유 없이 이름을 가린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 6명"을 언급하며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의회의 압박 끝에 하원 조사위원회 증언에 동의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수개월간 소환장의 적법성을 따지며 저항하는 등 '법 위의 엘리트'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디인터셉트는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된 일부 엘리트들이 공적 담론을 좌우하고, 도덕적 잣대를 규정하며, 정부의 권력을 휘두르거나 지도자로 군림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며 공적 영역에서 이들을 영구히 몰아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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