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효도는 부모님 건강체크"…'이 행동' 뇌의 적신호

기사등록 2026/02/15 09:01:00 최종수정 2026/02/15 09:28:24

대화 중 '그거'·'저거'와 같은 표현 반복한다면 의심

30분 전 나눈 대화를 기억하지 못해 질문반복 증상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의료기관 등 찾아 검사 필요


[서울=뉴시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는 2020년 27만7245명에서 2024년 33만2464명으로 약 20% 늘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6.0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의 모습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진다면 뇌 건강을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건망증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일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는 2020년 27만7245명에서 2024년 33만2464명으로 약 20% 늘었다.

하지만 질환의 중요성에 비해 인식 수준은 아직 낮다. 대한치매학회가 실시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2022년)를 보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 자체를 알지 못했고, 73%는 이 시기가 치매 예방에 결정적인 시기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은중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대전충남) 원장은 "치매는 발병 후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속도를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다"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노후 뇌 건강을 좌우하는 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경도인지장애를 단순한 건망증과 혼동하지만, 두 상태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건망증은 기억이 뇌에 저장돼 있지만 일시적으로 떠올리지 못하는 ‘인출의 문제’에 가깝다. 힌트를 주면 금세 기억해내고, 본인 스스로 기억력 저하를 자각해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사건이나 정보를 아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고, 힌트를 줘도 떠올리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기억력뿐 아니라 언어 능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식사나 세면 같은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유지하더라도, 요리나 금전 관리, 약 복용처럼 복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활동에서 실수가 반복된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이는 치매로 진행되기 전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지는 경도인지장애의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정상 노인의 경우 매년 1~2% 정도만 치매로 진행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약 10~15%가 치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를 가장 이른 단계에서 발견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불린다.

전화 통화만으로는 알아채기 어려웠던 미세한 변화가 명절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십 년간 해오던 음식 간을 맞추지 못하거나 요리 순서를 자주 헷갈리는 경우, 대화 중 적절한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아 "그거", "저거" 같은 표현을 반복하는 경우, 30분 전 나눈 대화를 기억하지 못해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감정 기복이 심해지거나 쉽게 화를 내고, 대화 흐름을 놓친 채 멍하니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면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기억력, 주의력, 언어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뇌 상태를 확인한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인지 훈련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앙치매센터는 경도인지장애 예방을 위해 '치매 예방 3·3·3 수칙'을 제시하고 있다. ▲즐길 것(3권):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읽고 쓰는 활동 꾸준히 하기 ▲참을 것(3금): 술은 한 번에 3잔 이하로 절주, 금연, 머리 부상 주의하기 ▲챙길 것(3행):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정기 점검, 매년 치매 조기검진 받기, 가족·친구와 자주 소통하기 등이다.

노 원장은 "경도인지장애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사회 활동을 통해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벼운 건망증처럼 보여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넘기지 말고 꾸준한 검사와 관리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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