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안코라 홀딩스, 워너 2억 달러 지분 확보
워너 전체 지분 1% 불과…추가 매입 의사 밝혀
파라마운트, 거래 파기 위약금 대신 지급 공약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이하 워너) 인수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 행동주의 펀드가 워너 지분 수천억 원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펀드는 넷플릭스와 거래를 반대할 계획이어서 워너 인수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행동주의 펀드 안코라 홀딩스가 워너 지분 약 2억 달러(약 3000억원)를 확보하고, 워너가 넷플릭스로 매각되는 거래를 반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코라는 이르면 11일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코라는 워너가 파라마운트 측이 제시한 현금 인수 제안과 관련해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앞서 주당 30달러(약 4만4000원)에 워너의 케이블 네트워크 부문을 포함한 전사 인수를 제안했다.
안코라는 워너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자슬라브에게, 워너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와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한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자체적인 위임장 대결(프록시 파이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비공식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안코라가 이사회 구성에도 개입해 자슬라브 CEO와 연관된 이사진 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안코라는 자슬라브 CEO가 넷플릭스 임원직을 얻고자 넷플릭스와의 거래를 선호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이 입수한 안코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안코라는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CEO와 그의 아버지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경력을 근거로 파라마운트가 정부의 반독점 승인을 받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반면, 넷플릭스의 워너 인수는 “불확실하고 부실하다”며 반독점 우려를 제기했다.
WSJ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등장은 지분 규모가 작더라도 장기간 이어진 인수전의 불확실성과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너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약 690억 달러(약 100조4800억원)로 안코라 지분은 1% 미만이다. 다만 안코라가 추가 지분 매입을 고려하고 있어, 소액 지분이라도 넷플릭스 인수에 반대하는 다른 투자자를 결집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라마운트는 최근 적대적 인수 제안을 한층 강화했다. 워너가 넷플릭스와 계약을 파기할 경우 28억 달러 규모의 위약금 전액을 부담하고, 내년 1월까지 인수합병이 종료되지 않을 경우 분기별로 주주들에게 주당 0.25달러 수수료(ticking fee·지연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파라마운트가 주당 30달러 제안가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많은 워너 주주들은 파라마운트가 아직 최종 제안을 내놓지 않았으며, 주당 2~3달러 가량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운용자산 약 110억 달러 규모의 안코라는 과거 여러 인수전에서 적극적인 주주 행동을 펼쳤다. 2024년 노퍽 서던에 대규모 지분을 확보해 이사회 의석을 얻은 뒤, 회사가 유니언 퍼시픽에 약 720억 달러(약 105조원)로 인수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최근 포장재 업체 실드 에어의 매각 과정에도 비공식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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