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임상 중심지 중국…美FDA 잇단 승인거절, 왜?

기사등록 2026/02/10 08:01:00 최종수정 2026/02/10 08:48:24

FDA, 최소 20% 미국서 임상 수행

美임상 참여 적어 승인 거절 사례

"임상 지정학적 리스크 판단해야"

[하이커우=신화/뉴시스]중국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의 하이난 혈액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환자 한 명이 혈장을 기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2.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시험 무대를 해외로 넓히는 가운데 중국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요건은 중국 중심 임상 전략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인용한 외신 및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초기 신약 발굴 단계부터 임상시험 신청(IND)까지 소요 시간을 50~70% 단축했다.

이는 병행적 개발 프로세스, 촘촘한 CRO(임상시험수탁) 생태계, 그리고 이를 실행하는 문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23년 기준 중국은 임상연구 점유율 39%를 기록하며, 환자 모집과 개발 속도면에서 미국, 유럽을 앞섰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연구개발(R&D) 인력을 늘리고 있으며, 현지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내 R&D 조직을 강화하고,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15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은 현재 가장 활발한 임상 연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FDA 규정상 신약 승인을 위해서는 최소 20% 임상시험을 미국에서 수행해야하며, 미국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승인 거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와 이노벤트의 PD-1 억제제 '신틸리맙'은 지난 2022년 3월 중국 단일 국가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미국 승인을 신청했으나 미국 환자 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FDA가 승인을 거부했다.

로슈의 '컬럼비'는 지난해 7월 기존 가속 승인 적응증 확대를 위한 FDA 신청에서 미국 임상 참여가 부족해 승인을 거절당했다.

협회는 "중국 임상이 속도와 규모 측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에게는 여전히 FDA 규제라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 임상시험과 신약 검증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연구책임자인 로버트 플렝지는 "중국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을 테스트해 임상적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계약연구와 임상 서비스 제공을 중심으로 산업에 진입했으나 지금은 독창적 신약 후보물질도 개발하며 임상 1상 활동이 활발하다.

아케소의 PD-1·VEGF 이중 특이항체 사례처럼 중국에서 초기 시험 후 미국과 파트너십을 통해 임상을 확장하기도 한다.

여전히 미국의 생물보안법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존재하기에 기업들은 이를 고려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중국과 다른 해외 지역에서 임상을 진행하면서도 FDA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 환자 최소 20% 참여 규정을 충족 못하면 신약 승인이 거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 치료 기준, 모니터링 수준, 치료제 가용성 차이는 고려해야 할 점이다. 기업들은 임상 전략을 설계할 때 비용, 시간, 규제, 지정학적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협회는 "결국 중국을 포함한 해외 임상은 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FDA 규제와 연결이 되는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상업화 단계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외 지역들도 임상시험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호주는 임상 1상 연구에는 IND 신청이 필요 없어 빠른 인체 연구가 가능하고, 정부가 세금 혜택과 연구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항체-약물 접합제(ADC)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연계 R&D 센터와 CRO를 갖추며 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도는 API(원료의약품) 공급 강국이면서 바이오시밀러, 주사제, ADC 분야에서 경험이 쌓이고 있다. 국제 경험을 가진 인력이 귀국하며 창업을 늘리고, 정부가 임상 참여를 장려한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R&D 및 임상시험 허브를 구축했다. 유럽연합(EU)은 바이오기술법을 통해 다국적 임상시험 승인 기간을 단축하고 규제 과정을 단순화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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