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엡스타인 연루' 혐의로 회장 조사…회장 "과거 범죄 몰랐다"

기사등록 2026/02/06 10:11:14 최종수정 2026/02/06 11:08:24
[톈진=신화/뉴시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지난 2023년 6월27일 중국 톈진에서 하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2.0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계가 드러난 뵈르게 브렌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폴리티코 유럽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렌데 회장은 노르웨이 외무장관 등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 인사다.

브렌데 회장은 지난해 11월까지 엡스타인과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최근 공개한 문건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밝혀지자 엡스타인과 알고 지냈다고 인정했다.

미국 법무부 문서에 따르면 브렌데 회장은 2018~2019년 엡스타인과 세 차례 만찬을 했다. 두 사람은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브렌데 회장은 2018년 엡스타인의 미국 뉴욕 타운하우스에서 외교관·기업인들과 함께 첫 만찬을 했다. 두 사람은 당시 다보스포럼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엡스타인은 '다보스포럼이 유엔(UN)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데 회장과 엡스타인은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되기 불과 몇 주 전인 2019년 6월에도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엡스타인이 브렌데 회장과 친분을 이용해 자신의 지인들이 다보스 포럼에 초대받을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고 제안한 사실도 드러났다.

엡스타인은 2018년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주고 받은 이메일에서 '다보스포럼에 초청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제기한' 서머스 전 장관에게 "내 '친한 친구' 브렌데에게 문의해보겠다"고 했다. 

WEF는 폴리티코에 "브렌데 회장이 엡스타인과 세 차례 사업 목적 만찬에 참석했고 이후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교신이 있었다"며 "이 관계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 절차를 개시했다. 이는 브렌데 회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렌데 회장은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WEF는 브렌데 회장이 이번 조사 기간 회장 겸 CEO 직을 유지한다고 했다. 다만 조사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브렌데 회장은 WEF 설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포럼 운영 관련 내부 고발로 지난해 4월 사임한 이후 WEF를 이끌고 있다.

브렌데 회장은 성명에서 "엡스타인의 과거와 범죄 행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만약 알았다면 어떠한 초대나 소통도 거절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엡스타인의 이력을 보다 철저히 조사하지 못한 점을 인식하고 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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