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연구 과제에 연구실 대학원생 동원한 혐의
1·2심 모두 징역 3년 6개월…前 교수 법정구속도
法 "교수직 이용해 거절 못하는 대학원생에 지시"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자녀의 대학원 입시 준비를 위해 연구실 대학원생을 동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수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부장판사 윤원목·송중호·엄철)는 5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이모씨의 항소심에서 양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보석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었는데, 이날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이씨의 자녀 A씨에게도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대학교수직을 이용해 부당한 지시를 거절할 수 없는 대학원생으로 하여금 딸을 위해 각종 동물실험을 진행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 심지어 연구데이터 조작 지시도 했으며, 범행 이후엔 대학원생들의 진술을 회유하거나 고소하겠단 겁박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수법이나 범행 후 정황에 관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씨의 사기죄 혐의와 관련해서도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에 환수금 등 명목으로 1억2400만원을 반환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를 참작해도 원심의 양형이 무겁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딸 A씨에 대해선 "A씨가 제1저자로 기재된 이 사건 논문이 SCI급 저널에 등재됐으므로 그에 부합하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어야 하나, 검찰 조사에서 동물실의 정확한 층수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등 실험의 구체적 실행 방법을 기억하지 못했다. A씨가 모델을 고안하고 실험을 진행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나 증거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이씨는 자신의 연구실 대학원생들에게 자녀 A씨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동물 실험을 지시하고, 관련 논문을 A씨 단독 저자로 게재하게 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논문은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지수)급 저널에 실렸다. A씨는 실험을 2~3차례 참관만 했으나 연구보고서에 이름을 올리고 각종 학회에 논문을 제출해 상도 탔다. 그는 논문과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2018년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에 합격했다.
A씨는 고등학생 때도 이 같은 학업 실적을 토대로 고려대 생명과학부에 입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씨에겐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석사·박사 학생연구원에게 지급돼야 할 연구비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인건비를 편취한 혐의(사기)도 제기됐다.
이 사건으로 성균관대는 2019년 6월 이씨를 파면했다. 서울대는 2019년 8월 A씨의 입학을 취소했다. A씨는 입학 취소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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