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만델슨 상원의원 전격 사퇴…앱스타인에 '국가 기밀' 넘긴 정황

기사등록 2026/02/05 10:48:12 최종수정 2026/02/05 11:28:24
【제네바=신화/뉴시스】 2008년 7월29일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인 피터 만델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WTO 30개국 협상 대표들은 지난 7월21일부터 농업과 공산품의 관세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개발도상국과의 의견 대립으로 격렬됐다. <관련기사 있음>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영국의 저명한 정치인 피터 만델슨이 아동 성범죄자 제프리 앱스타인과의 부적절한 교류 및 국가 기밀 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상원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영국 정부는 이번 사안을 심각한 ‘국기 문란’으로 규정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전방위적 대응에 착수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안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총리는 국무회의를 통해 만델슨이 과거 노동당 정부의 핵심 각료 시절 입수한 기밀 이메일과 브리핑 문건들을 앱스타인에게 전달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의 대응 방안과 자산 매각 계획, 유럽 구제금융 관련 정보 등 민감한 경제 기밀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 총리는 "만델슨이 국익을 저해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경찰에 관련 자료를 넘기는 동시에 그의 상원 작위(Peerage)를 박탈하기 위한 법안 제정을 지시했다. 현재 영국 법상 상원 작위 박탈은 의회 입법을 통해서만 가능하지만, 정부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신속한 처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영국 내각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사상 초유의 배신’으로 규정하고 있다. 웨스 스트리팅 보건부 장관은 "정부 핵심 인사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를 범죄자에게 유출했다는 사실은 어떤 수준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배신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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