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OC, '백인 근로자 차별' 의혹 조사…기업 다양성 정책 정조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상대로 '백인 근로자 차별'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기업의 다양성·형평성·포용(DEI) 정책을 '역차별'로 규정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첫 주요 조치로 풀이된다.
4일(현지 시간)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나이키에 2018년부터 현재까지의 고용 관련 자료 전반을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조사 범위에는 인종·민족별 고용 데이터는 물론, 해당 지표가 임원 보상 체계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까지 포함됐다.
EEOC는 이번 조사가 나이키의 '2025년 DEI 목표' 등 내부 정책이 백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설립한 보수 단체 '아메리카 퍼스트 리걸(AFL)'의 문제 제기로 촉발됐다. 이 단체는 기업 내 DEI 정책 해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간 소수자와 여성 차별 해소에 주력해온 EEOC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그 역할을 180도 전환하는 모습이다. 안드레아 루카스 EEOC 위원장은 이미 직장 내 다양성 프로그램 상당수가 미국 법률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백인 남성들에게 적극적인 문제 제기를 촉구해 왔다.
이에 나이키는 즉각 반발했다. 나이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공정하고 합법적인 고용 관행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를 "놀랍고 이례적인 수위의 사안 확대"라고 규정했다.
나이키는 또 이미 13개월 전부터 시작된 EEOC의 질의에 수천 쪽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하며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회가 무리하게 소환장을 집행하며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EEOC는 나이키 외에도 노스웨스턴 뮤추얼 생명보험 등과 유사한 분쟁을 벌이며 기업들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마이클 포어먼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로스쿨 교수는 "EEOC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성별·출신 국가 등에 따른 만연한 차별은 방치된 채 특정 정책 위축에만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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