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 '그록' 글쓰기 역량 강화위해 정상급 작가 모집
국립중앙도서관, '딸각 출판' 저작물 납본 대상 제외
창작의 경계·신뢰 문제 대두…"신뢰 저하 큰 문제"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생성형 AI가 만든 책이 쏟아지면서 출판계에서 이른바 '딸깍 출판'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국립중앙도서관은 AI 생성물 기반 출판물을 납본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동시에 해외에서는 AI학습을 위해 정상급 작가를 채용하는 시도까지 등장하면서 '무엇이 책이고, 창작물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3일 AI 출판사의 저작물을 납본 접수했으나, 내용 반복 등의 사유로 납본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해당 출판사는 총 394건을 접수했으나 모두 반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납본제도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를 받은 모든 서적은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에 의무적으로 제출해 국가문헌으로 영구 보존·제공하는 제도다. 출판사는 서적 출간 후 30일 이내 도서관에 2부를 제출해야 하고, 도서관은 해당 출판사에 한 권의 값을 지불한다.
도서관은 "도서관자료는 성격과 목적성에 의미를 두고 도서관의 규정 및 지침에 따라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납본 대상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은 AI 시대 출판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납본제도 개선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해외에서는 AI의 글쓰기 능력을 고도화화기 위해 인간 창작자를 투입하는 시도가 등장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기업 xAI는 최근 챗봇 '그록(Grok)' 글쓰기 역량 강화를 위해 '글쓰기 전문가'(Writing Specialist)의 채용공고를 내며 논란을 빚었다.
공고에는 창작 소설과 시 분야 지원 요건으로 휴고상·네블러상 후보 경력, 대형 출판사 계약,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 실적 등 사실상 정상급 작가에 준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공고에는 '창작 소설 글쓰기'(Creative Fiction Writing)와 '시 쓰기'(Poetry Writing) 지원 요건은 ▲빅파이브 등 대형 출판사와 출판 계약 ▲소설 판매량 5만 부 이상 작가 ▲뉴요커·클락스월드 등 주요 매체 단편 10편 이상 게재▲휴고상·네뷸러상 등 최종후보 및 이와 준하는 상 수상 ▲뉴욕타임스 북리뷰·커커스 리뷰 별점 등 문학평론가의 호평 ▲창작 글쓰기, 문학, 시 또는 관련 분야 고급 학위 ▲ 평판 높은 문학 저널·선집 또는 시집 게재된 작품 보유 ▲주요 출판사에서 출판된 시집 ▲'내셔널 북 어워즈' 시 부분 수상 등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생성형 AI의 언어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결국 '글 잘쓰는 인간'을 고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인간의 노동을 투입해 AI를 훈련시키는 방식 자체가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가 출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기술 변화에 그치지 않고, 창작과 신뢰의 기준을 다시 묻게 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AI를 활용해 저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아닌 기초적인 사실을 검증조차 하지 않고 발행된 책들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책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수준과 저작권 등의 문제가 출판물에 대한 독자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과 교수는 "현재 AI가 소설, 시를 쓸 수는 있지만 창조적인 글쓰기는 못한다"며 "인간과 다르게 통계적인 사고를 하고 있어 주제와 유사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버무리는 형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간처럼 자의식이 있어야 하고, 죽음 등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데 현재 AI는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서도 "인간이 AI 발전에 투입되면 인간의 창의성에 근접할 수 있게 된다"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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