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서범석 대표 "美, 의료AI 승부처…플랫폼 없인 한계"

기사등록 2026/02/02 11:00:21 최종수정 2026/02/02 12:00:25

"미국에서 성장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될 수 없어"

"'FDA 인허가'만으로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 어려워"

"볼파라 인수, 옳은 결정…의료AI. 채널·플랫폼 필요"

[서울=뉴시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글로벌 전략과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밝혔다. (사진=루닛 제공) 2026.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글로벌 전략과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루닛의 시장 우선순위는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4개국"이라며 "미국에서 성장하지 못하면 절대 글로벌 기업으로 갈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의료기기·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미국 진출 현실에 대해서도 솔직한 평가를 내놨다. 서 대표는 "우리나라 의료기기 회사 중 미국에서 성공한 회사는 사실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언론 기사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받아 뉴욕에서 사업할 수 있다고 표현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잘 알고 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과 2019년, 2022년에 직접 미국 시장에 도전하면서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출장도 다녔지만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라며 "FDA 인허가 하나만으로는 절대 사업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지난 2024년 마무리한 볼파라 인수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그는 볼파라를 2500억원에 인수한 것에 대해 '체급에 비해 큰 인수 아니냐'는 질문에는 "인수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들을 살펴봤다"며 “볼파라를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수익성이 거의 검증된 회사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두 번째 이유는 루닛과의 시너지였다"며 "우리가 가진 제품과 볼파라가 가진 제품 간 시너지가 뚜렷했고, 영업 부문뿐 아니라 제품 부문에서도 시너지가 명확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 매출 1억~10억원 수준을 낸다고 해서 제대로 된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100억원, 1000억원으로 가려면 차원이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볼파라 인수가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었던 점도 인정했다. 서 대표는 "짧게 보면 과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3년, 5년, 10년을 놓고 보면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의료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플랫폼’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의료 AI를 아무리 잘 개발해도 채널이 없으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없다"며 "채널을 통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고도화하며 더 많은 에이전트 AI를 개발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말했다.

이어 "플랫폼이 없는 AI 기업은 오래가기 어렵다”며 “현재 AI 산업의 흐름을 보면 플랫폼 구축이 되지 않으면 지속 성장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플랫폼이 없으면) 규모가 작은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측면에서 미국 시장에서 우리만의 확실한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볼파라 인수)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현재와 미래를 고려했을 때  맞는 투자"라고 덧붙였다.

한편, 루닛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사업 조직을 재편했다.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볼파라의 모기업인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스는 사명을 ‘루닛 인터내셔널’로 변경하고, 오세아니아·아시아·유럽·중동 등 미주를 제외한 글로벌 영업을 담당토록 했다. 또 볼파라의 미국 자회사인 볼파라 헬스는 ‘루닛 아메리카’로 새롭게 출범해 북미와 중남미 영업을 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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