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폭설로 숨진 10대 소년 곁을 떠나지 않고 나흘 동안 자리를 지킨 반려견의 이야기가 인도 사회를 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인도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히마찰프라데시주 샴바 지역에 거주하던 비크시트 라나(19)는 사촌 동생 피유시(14), 그리고 생후 18개월 된 반려견 핏불테리어 '셰루'와 함께 히말라야 산길에 올랐다. 해발 2700m가 넘는 조트 패스에서 풍경 사진을 촬영해 SNS에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평온하던 산은 순식간에 얼굴을 바꿨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설로 시야가 사라졌고, 기온은 영하 10도 이하로 급락했다. 가족과의 연락이 끊긴 뒤에도 이들은 귀가하지 않았고, 결국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구조대가 즉각 수색에 나섰지만, 최대 90cm까지 쌓인 눈과 이어지는 눈보라 탓에 수색은 쉽게 진척되지 못했다. 그렇게 약 4일이 흐른 지난 26일 오전, 수색대는 숲 속에서 희미한 동물 울음소리를 들었다.
소리를 따라가자 눈에 덮인 채 숨진 두 소년이 발견됐다. 그 옆에는 온몸의 털이 얼어붙은 셰루가 웅크린 채 시신을 감싸듯 붙어 있었다. 셰루는 며칠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 심하게 쇠약해진 상태였지만, 구조대가 다가오자 으르렁거리며 소년들의 곁을 지켰다.
구조대는 음식으로 셰루를 달래려 했으나, 셰루는 먹이를 외면한 채 주인의 손과 얼굴을 핥으며 깨우려는 듯한 행동을 반복했다. 약 30분간 접근을 허용하지 않던 셰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마을 주민이 도착한 뒤에야 경계를 풀었다.
현장에서는 셰루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시신 위에 몸을 덮고 있었던 흔적도 확인됐다. 소년들은 끝내 목숨을 잃었지만, 셰루가 곁을 지킨 덕분에 시신은 야생동물의 훼손 없이 가족에게 인계될 수 있었다.
현재 셰루는 비크시트의 가족에게 맡겨져 치료와 회복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셰루를 '히말라야의 충견'이라 부르며 추모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비크시트의 아버지는 "셰루는 단순한 반려견이 아니다"라며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존재이자, 우리 가족에게 남겨진 마지막 위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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