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인 58명에 10만원 혜택 지급 조정안, 불수용 의견서 제출
SKT "자발적 보상 진행…고객신뢰 회복 및 피해 예방 조치 강화"
한국소비자원 "방법 결정되면 소송지원변호인단 통해 소송 지원"
[서울=뉴시스] 이명동 심지혜 기자 = SK텔레콤이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보상 범위가 전체 가입자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부담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인의 소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3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한국소비자원 산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 조정 결정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앞서 위원회는 분쟁조정 신청인 58명에게 1인당 통신요금 할인 5만원과 SK텔레콤 제휴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티플러스 포인트" 5만 포인트를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른 총보상액은 580만원 규모다.
이 가운데 위원회는 SK텔레콤이 조정안을 수락할 경우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에게도 동일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대상은 전체 가입자 약 2300만명으로 확대되고, 총보상액은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조3000억원은 SK텔레콤의 수익 규모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해킹 사태 이전인 2024년 SK텔레콤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823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6.1%가량 큰 규모다.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 조정 절차에 따르면 최종 조정문은 지난 16일 SK텔레콤에 송달됐다. 이후 수령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안 수용 또는 불수용 의사를 제출해야 하며, 기한은 2월 2일 이전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이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1348억원 규모의 과징금에 대해서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또 개인정보위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피해자 1인당 3만원 보상' 결정 역시 지난해 11월 수용하지 않았다.
소비자분쟁조정은 신청인과 사업자 모두가 조정안을 수락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SK텔레콤이 이번 조정안을 거절함에 따라 피해자들은 개별 또는 집단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SK텔레콤 측은 "분쟁조정위의 결정을 심도 있게 검토했으나, 당사가 자발적 보상 노력과 보안 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이행한 점, 조정안 수용 시 미칠 파급효과가 매우 큰 점 등을 고려, 조정안 수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며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당사는 고객 신뢰 회복과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은 "SKT가 위원회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음에 따라 피해를 본 전체 소비자에 대한 보상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이제 소비자는 개별적으로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다퉈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소비자원은 다수의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인에 대한 소송 지원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재 한국소비자원은 88명 규모의 소비자 소송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부 절차를 거쳐 소송 지원의 방법 등이 결정되면 소송지원변호인단을 통해 SKT에 대한 소송을 지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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