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림읍 수원리 정기총회
출산 7가구 총 5500만원 지급
"이런 지원 받을 줄 생각 못 해"
30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사무소. 정기총회가 열린 회의실 안은 시종일관 웃음과 박수로 채워졌다. 마을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이날 만큼은 분위기가 달랐다. 간간이 터져 나오는 아이 울음소리에 어른들의 웃음꽃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수원리는 이날 최근 출산한 7가구에 총 55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전달했다. 첫째 자녀를 둔 3가구에 1500만원, 둘째를 낳은 3가구에 3000만원, 셋째 출산 가정 1가구에 1000만원이 지급됐다.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부모는 아이를 안고 단상에 올랐고, 마을 어르신들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첫째를 출산한 양혁진(30)·장보람 부부도 그중 한 쌍이다. 수원리에서 나고 자란 양씨는 "마을에서 연락을 받고 솔직히 놀랐다"며 "이런 지원을 받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곳에 쓰고 싶다. 당장은 모아뒀다가 아이가 크면 생활비나 교육비로 보태려 한다"고 덧붙였다.
양씨 부부에게는 또 다른 기쁜 소식이 있다. 아내의 뱃속에 둘째가 자라고 있다. 오는 6월 출산 예정이다. 둘째부터는 1000만원이 지급된다. 그는 "둘째를 낳는 데도 큰 용기가 필요했는데, 마을이 이렇게 응원해주니 마음이 한결 든든하다"고 했다.
또 다른 출산 가정 역시 "아이 키우기 어려운 시기에 마을에서 함께 축하해주고 도와주는 게 큰 힘이 된다"며 "둘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리 출산장려금 제도는 기준부터 눈에 띈다. 2024년 이후 태어난 아이가 있고, 해당 아이를 포함해 3대가 마을에 거주하는 가정이 대상이다. 첫째는 500만원, 둘째부터는 10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제주도 차원의 출산지원금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재원은 마을 앞바다에서 운영 중인 한림해상풍력발전사업에서 나온다.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이 해상풍력단지는 총사업비 5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수원리는 주민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참여해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발전 수익은 배당금으로 마을에 돌아오고, 이 돈이 마을기금이 된다.
마을기금은 출산 지원에만 쓰이지 않는다. 수원리는 2024년부터 수원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에 입학하는 모든 어린이에게 입학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수원리 출신 중·고등학생에게는 학교 소재지와 상관없이 졸업 때까지 매년 5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대학생에게는 매년 100만원이 지원된다.
김윤홍 수원리 이장은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마을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청년과 어르신을 위한 복지까지 단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