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이 굴곡져 보여요"…혹시 실명 유발 '이 질환' 신호?[몸의경고]

기사등록 2026/01/31 01:01:00

황반변성, 전 세계 60세 이상 실명 주요원인

노화·유전·흡연·비만이 황반변성 위험 요인

[서울=뉴시스] 황반변성 이미지.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시력이 급격히 나빠지고 글자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고, 한쪽 눈에만 발생할 경우 반대쪽 눈의 시력에 의해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황반변성은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쌓여 시력에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자칫 잘못하면 실명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황반변성 위험 신호는 크게 네가지가 있다. 우선, 70세가 넘으면 약 30%가 황반변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노화는 황반변성의 주요 원인이다. 50세가 넘었다면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는 등 각별히 신경을 쓰는게 좋다.

두번째는 유전적 소인이다. 보체계라는 면역 반응의 과활성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가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번째 위험신호는 흡연이다. 담배에 포함된 유해물질은 눈에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해 황반변성의 위험을 높인다. 또 혈관을 수축시켜 황반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분을 줄여 눈 건강을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다.

네번째는 각종 대사질환 및 비만이다.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흡연과 마찬가지로 혈액을 통해 눈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늘어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여성 호르몬의 경우 폐경 후 호르몬 대체 요법을 사용하면 황반변성의 진행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호르몬 등도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자외선을 많이 쬐는 것을 위험 신호로 보기도 하지만 명확한 위험 요인으로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주광식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50세 이후로 1년에 한 번 씩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며 "황반변성 뿐만 아니라 녹내장, 백내장, 당뇨망막병증 등 안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의 증상은 초기, 중기, 후기 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병이 상당히 진행되기까지는 증상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날 이상을 느껴 병원에 방문하면 이미 실명 위험이 큰 후기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초기에서 후기까지 넘어가는데 걸리는 기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수년, 길게는 10년, 20년에 걸쳐 진행한다. 특히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가 습성 혹은 위축성으로 진행됐다면 수 개월만에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래픽=뉴시스]
대표적인 황반변성의 증상은 ▲시력의 저하 ▲사물이 굴곡져 보이는 증상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부위인 암점이 생기는 증상 ▲물체 크기가 작아보이거나 원래보다 어두워보이는 색감 변화 등이다.

황반변성을 자가검진 할 때 사용하는 '암슬러격자'가 굽어보인다거나, 중심 부분이 흐릿해 보인다거나 어느 한 곳에 검은 반점이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포함한 안질환을 의심해 봐야한다.

중기를 넘어 후기에 돌입하면 습성 황반변성과 위축성 황반변성으로 나뉜다. 습성 황반변성은 드루젠이 점점 쌓여 망막 세포들이 노폐물로 인해 손상이 되고 제대로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한 망막은 억지로라도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때문에 비정상적인 혈관을 만들어 산소를 공급하려고 하게된다. 이 혈관들은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혈관 내에 있는 물질들이 계속 밖으로 새어나와 노폐물이 쌓이게 만들고 이것이 부종을 유발하고 부종이 터져서 흘러나온 피가 멍을 만든다.

피나 염증성 물이 새어나와 젖어있는 상태라는 의미로 습성이라고 표현하며, 이것이 반복되면 망막세포에 손상을 유발해 시력을 저하시키고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르게 된다.

후기 단계 중 다른 하나인 위축성 황반변성이란 드루젠이 쌓이 부위에 보는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손상을 받아 죽어서 위축되어 가는 상태다. 병변이 지도와 같다고 해서 지도모양위축이라고도 부른다.

황반변성 치료는 단계별로, 상태별로 달라진다. 초기 중기라면 드루젠 양을 증상에 따라 추적 관찰하면서 금연, 체중관리, 당뇨병 관리, 혈압 관리 등 환반변성에 영향을 주는 생활 습관들을 교정해 나간다.

황반변성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명 아레즈포뮬러(AREDS formula)라고 불리는 영양제들로 비타민C, 비타민E, 아연, 구리, 루테인, 지아잔틴 등이 있다.

다만 루테인의 경우 중기 황반변성 단계에서는 먹는것이 도움이 된다는게 잘 밝혀져 있지만, 초기부터 먹는 게 황반변성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이미 위축성 혹은 습성 황반변성이 진행된 환자라면 안타깝지만 루테인 섭취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광식 교수는 "만약 한쪽은 황반변성이 후기로 진행됐고, 다른 한쪽은 중기에 머물러 있다면 루테인 섭취를 유지할 것을 권유한다"며 "생활습관 교정과 영양제 섭취를 잘하면 후기로 진행 기간을 약 2배 정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의 치료는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됐던 '아바스틴' 주사다. 초기에 발견해 주사제를 적절히 잘 쓰면 10년 뒤에도 실명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고 시력을 잘 유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주광식 교수는 "사람마다 황반변성의 정도나 효과의 정도가 달라 몇 번 주사를 맞은 후 끊는 경우도 있는데 약을 끊더라도 자주 경과를 보며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재발해 시력이 저하되면,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만큼 약을 끊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충분한 치료를 통해 오래도록 시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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