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수용할 바엔 전쟁' 판단"…호르무즈서 훈련 예고

기사등록 2026/01/30 15:14:51

"미국, 합의 아닌 항복 요구…차라리 전쟁하겠다"

최고지도자 고문 "어떤 군사 행동도 개전 간주"

중재국들 사태 진정 촉구…美, 이스라엘과 회동

[AP/뉴시스] 이란이 미국의 핵 포기 요구를 수용하는 것보다 전쟁을 치르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29일(현지 시간) 전해졌다. 사진은 인도양의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비행갑판에서 지난 23일 EA-18G 그롤러 전투기가 이륙하는 모습. 2026.01.30.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핵 포기를 요구하며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이란이 요구를 수용하는 것보다 전쟁을 치르는 게 덜 타격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친(親)헤즈볼라 매체 알아크바르는 29일(현지 시간) 이란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미국의 요구사항에 합의하는 게 전쟁의 대가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매체에 "이란이 협상 및 합의 도출을 요청했다는 미국의 주장엔 근거가 없다"며 "미군 증강과 함께 심리전을 펼치고 이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진정한 협상이 아닌 이란의 서명을 강요하는 합의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는 핵 프로그램 중단, 방어 능력 제한, 이스라엘 인정 등을 포함하는데 이는 균형 잡힌 합의가 아닌 항복"이라고 규탄했다.

또 "이란 당국은 상호 이익을 보장하고 전쟁을 환영하지 않는 균형 잡힌 합의를 도출할 준비가 항상 돼 있다"며 "합의와 전쟁 사이 선택을 강요받으면 이란은 후자를 선호하며, 그 비용이 더 적다고 판단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지도자 정치고문도 엑스(X, 옛 트위터)에 "제한적 공격은 환상에 불과하다. 어떤 관점이나 수준에서든 미국의 군사 행동은 개전으로 간주된다"며 "모든 군사 행동에 즉각적, 포괄적이며 전례 없는 수준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응 대상에 이스라엘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다음 주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탄 해군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날짜나 훈련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에 항모 전단을 배치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시설과 미사일 시설을 타격하거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공격 선택지를 보고 받았다.

미군 특수부대가 이란 내부 목표물을 직접 급습하는 방안도 옵션에 포함됐다고 한다.

중재국들은 미국 및 이란과 접촉하며 갈등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집트 외무부에 따르면 바드르 압델라티 장관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및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특사와 각각 통화해 사태를 진정하고 양측 이익을 고려한 핵 합의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도 아라그치 장관과 통화했다. 이란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긴장 고조가 지역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사태 진정을 위한 노력이 역내 모든 국가의 책임이라는 데 동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화상 회담을 제안하며 적극 중재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의 시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01.30.

미국도 사우디와 이스라엘 측 관계자를 만나 향후 행보를 논의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슐로미 빈더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은 지난 26~27일 미국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란 내 잠재적 표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 목적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장관도 29~30일 워싱턴을 찾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위트코프 특사 등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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