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가전 사업은 부진
中 저가 공세에 美 관세 부담 겹쳐
AI 가전·HVAC 확대로 돌파구 모색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미국 관세까지 부담하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부가 가전과 계절적 수요에 맞춘 에어컨 판매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에도 1000억원 적자를 냈는데 영업손실 폭이 더 커진 것이다.
VD사업부와 DA사업부는 실적을 합산해서 발표하는데, DA사업부에서 수익성 악화가 뚜렷해진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가전 수요 둔화 속에서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생활가전 전반에서 매출이 부진한 모습이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여파로 미국에 판매 중인 제품들의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생활가전을 미국에 수출할 때에는 상호관세(국가별 관세) 15%와 함께 가전에 들어간 철강에 50% 품목관세를 내야 한다.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의 경우 원재료에서 철강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30~40%에 달해, 어느 제품보다 관세 영향이 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생활가전의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더 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가전 사업의 부진을 타파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우선 AI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전들을 서로 연결해 제어하고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춘 AI를 제공하는 '스마트홈' 솔루션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CES 2026'에서 선보인 냉장고 신제품 '비스포크 AI 패밀리 허브'는 AI 비전 기능과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결합해 식품 인식 성능이 한결 높아졌다.
회사는 또 올 여름에 에어컨 제품의 계절적 수요를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한국의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면서 이에 맞춰 에어컨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플랙트 그룹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확대한다.
고효율 HVAC 최대 시장인 유럽에 2026년형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EHS 올인원' 신제품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HVAC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이와 함께 미국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지 최적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할 지도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멕시코의 공장에서 각각 세탁기와 냉장고·건조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의 생산 비중을 높이면 미국 관세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철강을 많이 쓰는 대형 가전의 생산량을 일부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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