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 최초 수립
67개 연기금, 해외 투자 늘리고 국내 투자는 정체
투자 포트폴리오에 코스닥 종목 편입 확대 유도
벤처·정책펀드·ESG 투자 늘려 자산운용 공공성 강화
해외 투자시 환변동 위험 관리에 대한 평가도 강화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140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 여유자금 운용시 코스닥 등 국내 주식과 벤처·혁신성장 분야 투자를 확대한다는 기본 정책 방향을 수립했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공무원연금 등 67개 기금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금운용평가에는 이같은 내용을 반영해 자산운용의 수익성과 공공성을 강화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확정했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국내 67개 연기금은 2024년 기준 1222조원의 여유자금을 운용 중이다. 2025년 기준으로는 운용 규모가 14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규모 확대 등으로 기금 운용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기획처는 효율적 기금 자산 운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공적 역할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는 등 기금 자산 운용 방향에 대한 종합적 접근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마련했다.
기본방향은 기존 투자풀운영위원회의 기능·구성을 확대·개편한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운영하도록 했다. 또 신설기금 여유자금 운용시 준수할 국가재정법상 4대 원칙과 체계적인 거버넌스 구축, 위험관리, 공공성 확보 등 공통 운용방향을 명시했다. 기금 담당자들이 실제 자산운용시 참고할 수 있는 '기금 자산운용 공통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기금 여유자금 운용 수익률은 2019년 3.02%, 2020년 2.83%, 2021년 1.68%, 2022년 0.00, 2023년 5.55%, 2024년 4.57%를 기록했다. 정부는 현금성 자산과 확정금리형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점이 기금 수익률을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기금의 투자 다변화를 추진한다. 투자전략 수립시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인 벤처투자시장 확대, 국민성장펀드, 생산적 금융, 코스닥 시장 신뢰 제고 등을 고려해 수익률을 높이고 공적 역할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먼저 경제 선순환을 위해 코스닥 등 국내 주식 투자가 필요하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연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은 2019년 7.7%에서 2024년 43.6%로 꾸준히 확대돼 왔지만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2010년 12.7%에서 2024년 13.1%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특히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는 5조8000억원 규모로 전체 국내주식 투자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코스닥의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장기투자자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 국내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 코스닥 종목을 편입·확대해 투자 다변화 및 혁신 성장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벤처와 국민성장펀드, ESG(환경·사회적 책임·기업 지배구조 개선) 투자에 대한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기금이 혁신성장 및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자산배분 다변화는 중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으로도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금 운용의 안정성과 유동성 관리도 강화하도록 했다.
기금 지출구조와 청산비용 등을 고려한 유동성 관리 모형을 구축하고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투자를 다변화해 위험을 분산한다. 또 해외자산 투자시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위험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하기로 했다.
박봉용 기획처 재정성과국장은 "안전성, 유동성, 수익성, 공공성의 네 가지 기준으로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원칙에 따라 안정성과 유동성을 전제로 해서 수익성, 공공성을 제고하고 투자를 다변화하는게 이번 기금 자산운용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기금운용평가 지침 개정…환위험 관리 평가 강화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 지침 개정안'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과 연동했다.
정부는 매년 전체 기금의 3분의 1 이상에 대해 기금운용평가를 실시하고 여유자금 운용의 적정성과 사업 평가를 평가한다. 기금운용평가 지침은 매년 초 기금관리주체에 배포한다.
올해는 기금 자산운용 방향에 따라 공공성과 환위험 관리 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기금의 혁신성장 분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벤처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가점 배점은 1점에서 2점으로 확대하고, 가점 최소 기준 금액은 상향조정했다. 현재 코스피만 반영 중인 기금 평가 기준수익률에 코스닥지수를 5% 혼합해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참여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신규 벤처투자시 초기 3년 수익률을 평가대상에서 제외해 벤처 투자의 진입장벽도 낮췄다. 투자 다변화 노력 평가항목에는 벤처투자(1점)를 명시했다.
연기금의 해외투자시 환위험 관리도 강화한다. 환율 변동에 의한 자산가치 변동 위험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수행 하도록 평가항목을 신설한다. 대규모 기금은 1.5점, 대형 기금은 1.0점, 중소형 기금은 0.6점이다.
해외자산 평가기준수익률은 실제 운용한 환정책에 따라 적용하도록 했다. 기금의 실제 운용 과정에서 환정책을 변경했을 때 수익률이 왜곡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금이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준수해 투자 계획서에 해당하는 자산운용계획(IPS)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고려해 전략적 자산배분안과 자산배분 변동 허용범위를 도출토록 하고 이에 대한 배점도 상향조정했다.
임기근 직무대행은 "기금 여유자금은 2025년 기준 1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면서 "기금 여유자금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면서도 공적 재원으로 조성되는 만큼 혁신생태계 활성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 등 사회경제적 책임도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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