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V 유전자 치료제' 기술로 누적 880억 투자 유치
눈 주사 부담 줄이려 2~5년마다 투여 '원샷' 개발중
"투여주기 길면 시장성 커…이르면 연말 2b상 신청"
"기술 수출 추진 병행…코스닥 상장 준비에도 착수"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안과질환인 황반변성 치료제는 시장에 늦게 나오더라도 투여 주기가 길면 경쟁력이 높습니다. 우리의 '원샷 치료제'는 충분히 경쟁력 있어 임상과 기술 이전을 동시 추진 중입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제 전문기업 엘리시젠(구 뉴라클제네틱스)의 김종묵 대표이사는 지난달 27일 고려대 산학관에 위치한 엘리시젠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불경기 한파 속에서 이 회사는 최근 420억원 규모의 시리즈C 유상증자 라운드를 마무리해 이목을 끌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880억원을 넘었다.
투자 위축을 돌파한 경쟁력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술에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1세대 유전자 기업 바이로메드(현 헬릭스미스) 출신의 연구자가 다수 포진된 엘리시젠은 AAV(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벡터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다.
김 대표는 "바이오의약품의 한 축인 단백질 치료제는 몸에 들어오면 분해돼 약효가 사라지고 결국 재투여해야 한다"며 "이 같은 반복투여의 불편을 개선할 수 있는 게 유전자 치료제로, 특정 유전자를 환자 몸 속 필요 부위에 투여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는 유전자에 존재하는데, 환자에게 정상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환자의 세포가 단백질 생산공장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셈"이라며 "예컨대, 망막에 주사하면 그 유전자가 망막세포로 들어가, 망막세포는 치료단백질 생산공장 역할을 맡는다. 치료에 필요한 단백질을 계속 만들어, 한번 투여로 단백질 치료를 지속케 한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 성공의 핵심은 유전자를 환자에게 제대로 잘 전달하는 것이다. 엘리시젠은 유전자 전달체(벡터)로 AAV라는 작은 바이러스를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AAV는 인체 내 '장기적인' 유전자 발현에 적합한 유전자 전달체"라며 "반복투여 하기 불편하고 위험한 안과·신경과질환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엘리시젠의 유전자 발현 기술은 자체 개발한 'CAT311 프로모터'로, 기존 유전자 스위치인 CAG 길이의 50%에 불과해, 탑재할 수 있는 유전자 크기를 넓혔다. 발현 효율이 더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AAV 생산에 필요한 플라스미드 수를 줄여, 생산의 복잡성은 낮추고 수율은 높였다. 투여용량을 낮춰 고가의 유전자 치료제 가격도 합리화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7종의 AAV 유전자 치료 신약이 유전질환에 대해 승인됐다.
그는 "일부 약은 연매출 1조원 넘는 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유전병에만 승인돼있지만 약물 투여 주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AAV가 향후 대중질환으로 확대될 것이다. 엘리시젠은 안과, 신경질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핵심 후보는 최대주주 이연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NG101'이다. 작년말 북미 임상 1·2a상에서 모든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김 대표는 "NG101은 기존 블록버스터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주성분 단백질(애플리버셉트)을 AAV에 실어서 환자 안구에 주사하는 방식"이라며 "안구 세포 내로 전달된 NG101로부터 항VEGF 단백질이 계속 생산돼 수년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력은 투여 주기에 있다. 기존 단백질 치료제가 1~3개월마다 투여해야 했다면 NG101은 주기를 2~5년으로 낮춰, 단회 투여로 장기 효과를 내는 '원샷 유전자 치료제'를 목표로 한다.
그는 "5년 이상 치료 효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환자들은 눈 속(망막)에 주사를 반복 투여해야 한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의료진 역시 부담을 느낀다. 시장에 늦게 나오더라도 투여 주기가 긴 약이 장악하는 시장이므로 경쟁력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임상 1·2a상의 저용량 투여 모집단 분석결과, 일부 환자에서 NG101 저용량 투여 후 1년간 추가적인 단백질 치료제 투여가 89%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김 대표는 "저용량에서 관찰된 것이므로 중용량, 고용량의 결과는 더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 가을 중간보고서를 받으면 데이터 정리 후 이르면 연말 혹은 내년 초 FDA에 임상 2b상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 수출 기대"…코스닥 상장 준비 착수
기술 수출도 기대했다. 김 대표는 "한국 바이오텍의 자본력과 경험으로 글로벌 3상에 가는 건 무리한 전략이다. 가장 유망한 전략은 기술 이전"이라며 "이번에 프리IPO 펀딩으로 420억원을 확보해, 이 자금으로 임상 2b상 진행과 기술 이전 추진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 단계가 올라갈수록 가치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임원들이 참석했는데, 잠재적 파트너사들은 NG101의 중용량, 고용량 결과를 보고 싶어한다. 고용량의 6개월 추적관찰 데이터가 올 6월 정도에 집계돼 그 데이터를 갖고 더 활발한 미팅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올해 중반 1·2a상 고용량 투여군의 6개월 추적 관찰이 끝나면 일단 그 결과로 기술특례 상장을 신청해보려 한다"며 "해당 데이터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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