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출석 경사, 혐의 적용 논리 뒤집는 진술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지난 2024년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생했던 현직 경찰관의 음주 의심 교통사고 현장이탈 사건 재판에서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한 진술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사고를 낸 경찰관이 이탈한 시점이 사고 처리가 끝난 시점이었지는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을 가를 중요 참고사항인데, 이를 경찰관 개인의 해석에 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2단독 심재광 판사는 지난 21일 음주운전과 사고후미조치, 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경위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A경위는 지난 2024년 11월5일 오후 7시10분께 남양주시 호평동 호평터널 인근에서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다가 앞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3중 추돌사고를 낸 뒤 현장을 무단이탈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A경위는 현장에 출동한 다른 경찰관이 음주측정기를 가지러 간 사이 그대로 현장에서 이탈했으며, 주거지에도 돌아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다가 이튿날 아침 남양주북부경찰서에 자진출두해 음주측정을 받았다.
사고 후 12시간이 지나 진행된 음주측정에서는 당연히 알코올 성분이 나올리 없었지만, 경찰은 채혈 등 추가적인 조치 없이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현장에서 피해자들이 술 냄새를 맡았다는 등의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경기북부경찰청은 불필요한 의혹 방지와 공정한 수사를 위해 A경위 사건을 구리경찰서로 이첩해 수사를 진행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구리경찰서는 이후 CCTV 등을 통해 A경위의 동선을 확인해 사고 당일 A경위가 일행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을 확인, A경위에게 음주운전과 도주치상, 사고후미조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A경위 측은 재판에서 “낮에 술을 마신 것이 기억나 무서워서 도망갔고, 구급차와 경찰차가 도착해 신상정보를 확인하는 등 사고처리는 마친 상태였다”는 취지로 도주치상과 사고후미조치 혐의를 부인했다.
결정타는 지난 21일 결심공판에 A경위 측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현장 출동 경찰관 B경사의 진술이었다.
B경사는 법정에서 “당시 술 냄새는 맡지 못했다.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차에 음주감지기를 가지러 가면서 A경위에게 음주감지기를 가지러 간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음주감지기를 가지러 간 시점이) 사고 조치가 끝난 상태였느냐”는 A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B경사는 “끝난 것이 맞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교통사고조사계 출신 직원으로 누구보다 교통사고 처리 절차를 잘 알고 있는 A경위의 음주운전 현장도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구리경찰서 직원들이 고생해 수사하고 정립한 사고후미조치와 도주치상 혐의 적용 논리가 한 번에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또 B경사의 진술대로라면 A경위가 현장에서 사라진 뒤 A경위를 찾기 위해 주거지를 방문하고 계속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다는 경찰 측 해명도 아무런 이유가 없는 행동이 된다.
이날 검찰은 B경사가 피고인 측 증인인 만큼 별도의 증인신문 없이 A경사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논란의 핵심은 경찰청 훈령 제1185호인 교통사고 조사규칙에는 ‘가해자의 질병, 피로, 음주, 약물중독 등 사고 당시 신체 상태’ 등에 대한 확인 절차가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교통사고의 경우 음주 여부 등에 따라 가해자나 피해자의 처분과 과실 비율 산정에 영향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교통사고 조사규칙상의 음주 여부 확인 등 경찰의 현장조사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가 사고 조치가 완료된 상태라는 해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B경사는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고 조치가 끝났다는 진술을 하거나 질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질문에 앞서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있었냐는 질문이 있었고 이에 당시에 구호조치가 끝났거나 구호조치 중이었느냐는 질문으로 이해해 구급차가 도착해 구호조치 중이었다고 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호조치에 대한 해석 역시 당시 현장에 있던 피해자들의 이송이나 치료가 완료되지 않았던 만큼 A경위가 구호의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특히 당시 119에 전화한 신고자는 피해자들이었다.
남양주북부경찰서 측 역시 “B경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것은 보고받았으나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사고처리가 끝난 것이라는 판단은 B경사 개인의 판단이지 경찰의 공식적은 입장은 아니다”라고 이번 문제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편 음주의심 교통사고를 낸 전 교통사고조사계 직원과 현 교통사고조사계간 논리 대결이 된 이번 사건의 선고공판은 오는 3월 11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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