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전단 외 추가 전력 투입 시사
트럼프, 軍 전개 마치고 고심 지속
중동 반발…UAE·사우디 영공통제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이란 인근 미 해군 전력 증강을 언급하며 이란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클라이브의 호라이즌 이벤트센터에서 한 경제 연설 도중 "지금 이 순간에도 또다른 아름다운 함대가 이란을 향해 항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에서 작전 중이던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전단을 중부사령부(CENTCOM) 관내로 재배치한 데 이어 추가 함대 전개를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작년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이란의 핵 역량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이란이 협상을 하기 바란다. 처음부터 협상했어야 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또다른 함대'의 의미는 명확하지 않다. 별도 함대를 추가 투입했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기존의 중부사령부 해군 전력과 구분하는 의미에서 링컨함 전단을 가리켰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링컨함 전단의 중동 도착을 암시했을 때도 "이란 인근에 '대규모 함대'를 배치했다"는 포괄적 표현을 사용했다.
한편 중부사령부도 중동 지역에서 공군 훈련을 실시한다고 공표하며 압박에 가세했다.
중부사령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관내 유연한 대응 역량을 보장하기 위한 수일간의 대비태세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 기간·장소, 참여 전력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신뢰할 수 있고 전투준비태세가 완비돼 있으며, 책임감 있는 존재감을 유지함으로써 침공을 억제하고 오판의 위험을 줄이며 동맹을 안심시키는 데 훈련 목적을 둔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 관여 여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링컨함 전단, F-15E 전투기 편대 등 이란 인근에 대규모 전력이 보강됐고, 본토나 인도양의 B-2 전략폭격기까지 투입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습을 실제로 감행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또는 조치를 취할지 말지 자체에 대한 선택지를 여전히 검토 중이며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개입 조건으로 언급했던 '시위대 처형'은 철회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란 정권은 미국·이스라엘이 시위 '폭동화'를 선동했다고 강조하며 유사시 고강도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점도 문제다. 아랍에미리트(UAE)가 26일 미군의 자국 영공 사용을 거부한다고 밝힌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도 27일 같은 입장을 냈다. 이스라엘도 보복 공격을 우려해 이란 공습에 반대하고 있다.
다만 중동 역내 반발을 감안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공습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예비역 장성을 인용해 "사우디·UAE 조치가 일부 장애가 되겠지만 워싱턴의 결단을 막지는 못한다"며 "사우디 영공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요르단·시리아·이라크 영공을 통과하거나 아라비아해의 잠수함·항공모함을 통해 이란을 타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을 전복하거나 최소한 국내 탄압을 멈춰세울만큼 강력한 타격을 가하려면 수주 내지 수개월에 걸친 작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며, 이것은 걸프 국가들 협조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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