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설탕 원가 부풀리고 가격 담합…국세청, 생필품 업체 세무조사

기사등록 2026/01/27 13:00:08 최종수정 2026/01/27 14:28:43

생필품 폭리·매출 축소 탈세 의혹 17곳 세무조사 착수

거래단계에 법인 끼워 넣거나 사주 일가에 부당 지원

수억원대 슈퍼카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 후 사적 사용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가격 담합, 원가 부풀리기, 사주 일가 부당 지원 등을 통해 생활필수품 물가 상승을 유발한 업체들이 국세청으로부터 탈세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은 불공정행위로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서민부담을 가중시키는 생필품 폭리 탈세자 17개 업체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자는 ▲가격담합 등 독·과점 기업 5개 ▲원가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개 ▲거래질서 문란 먹거리 유통업체 6개 등이다. 이들 기업의 탈루 혐의 금액은 4000억원을 넘는다.

국세청은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며 세금을 탈루할 뿐만 아니라, 사익 추구로 사주 일가의 배만 불리고 있는 업체들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식품 첨가물 제조업체 A사는 제조사 간 사전 모의를 통해 판매 가격과 인상시기를 담합해 제품 가격을 물가상승률보다 과도하게 인상했다. 담합 업체들은 담합 모의 직후 서로 원재료를 고가에 매입한 것처럼 조작하는 방식으로 매입 단가를 부풀리고, 이익을 축소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가격담합 등 불공정행위로 물가 불안을 부추긴 시장 교란행위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5.12.23. ppkjm@newsis.com

이후 A사는 담합에 참여한 이익을 배분 받기 위해 담합 업체의 계열사로부터 담합 대가(협력 수수료)를 받고, 이를 숨기기 위해 위장계열사로부터 거짓 매입세금계산서를 받는 수법도 사용했다. 또 미국 현지사무소 운영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사주 자녀들에게 체재비를 부당 지원하기도 했다.

위생용품 제조업체 B사는 독·과점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제품 가격을 33.9%나 인상했다. 이 업체는 판매 총판인 특수관계법인에게 판매장려금 수백억원과 판매수수료 수십억원을 과다 지급해 부당하게 비용 등을 부풀렸다.

또 B사는 퇴직자 명의의 위장계열사를 설립해 자재 이동, 포장 및 검사 용역대가를 과다 지급해 법인 자금을 유출했다. 판매 총판 업체에 광고·마케팅비를 대신 지급하는 등 각종 비용을 부풀려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을 특수관계법인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유아용 화장품 제조업체인 C사는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을 핑계로 제품 가격을 12.2% 인상했다.

C사는 법인의 자원과 비용으로 상표권을 개발했음에도 사주 명의로 상표권을 출원한 뒤 법인이 상표권을 매입해 사주에게 수십억원을 대가로 지급했다. 특수관계법인에 공동경비를 초과 부담하고 광고 모델료를 대신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이익을 분여하기도 했다.

사주가 2억원이 넘는 고가 슈퍼카를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한 뒤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을 회사에게 대신 부담토록 한 정황도 포착됐다.

수산물 도매업체인 D사는 사주가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을 거래단계에 끼워 넣어 유통 비용을 높이고, 수산물 가격을 33.3% 인상했다.

D사는 특수관계법인과 수십억원의 이익을 나누고 가공한 수산물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누락했다. 특수관계법인과 공동으로 부담해야 할 광고비를 D사가 부담한 사실도 확인됐다. 사주 일가는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해외여행·유흥비 등에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앞으로도 국세청은 불공정행위로 서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필수품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무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에 더욱 단호히 대처해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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