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재정사업 성과관리 개편…평가결과 예산에 직결
"지출구조조정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족쇄…제도개편 강화"
부처 자율 자체평가→재정당국·외부전문가 참여 통합평가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재정사업 성과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해 지출구조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대폭 끌어올린다. 평가결과를 예산편성에 직결되는 근거로 삼고, 그 결과를 모두 국민에게 전면 공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예산과 재정사업의 투명성을 강조한 이후 나온 조치다.
27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올해부터 재정사업 성과관리를 개편해 기존의 '우수·보통·미흡' 중심의 평가체계를 '정상추진·사업개선·감액·폐지 혹은 통합'으로 개편한다. 평가결과 자체가 다음 연도 예산에 직접 연계되도록 해 '예산 환류'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더불어 파격적으로 모든 성과평가 보고서가 열린재정 포털에 공개된다. 평가에 따른 지출구조조정 실적뿐 아니라 평가결과를 예산 편성에 반영하지 않은 사업도 예외 없이 '미반영 사유서'를 부처별로 모두 공개한다.
기획처 관계자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배경 브리핑에서 "지출구조조정의 실적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일종의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며 "제도개편 자체가 상당히 강화되고, 어떻게 보면 부처에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정 운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예산 편성 때부터 "구조조정 내역 중 확정된 것은 다 공개해야 문제가 없다"며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결과는 공유해야 한다. 이것을 원칙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간 부처에 자율로 맡기던 자체평가도 재정당국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통합평가로 일원화한다.
재정사업 자율평가 제도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처음 도입 후 시행된 지 21년이 지났다. 기획처가 모든 사업을 평가하기 어려워 각 부처가 예산사업을 스스로 평가하게 하고, 기획처가 이후 그 결과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20년 넘게 진행되다 보니 부처 내부의 '관대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평가에 내성이 생기면서 부처 스스로 자율평가 점수를 후하게 준 것이다.
이번 개편에서는 이런 이원화 구조를 하나로 통합해 관계부처 합동 및 외부 전문가 중심의 평가를 시행한다. 통합 평가단은 15개 분야, 150명 내외로 구성되며, 부처 추천 인사를 20% 이상 반영하고 시민사회 추천 전문가도 10% 포함한다. 평가 결과는 각 부처가 예산요구안을 제출하기 전인 5월까지 확정된다.
기획처 관계자는 "성과평가는 사업을 늘리는 것보다 관심을 덜 받는 영역이었는데, 이번 개편으로 모든 사업이 테이블 위에 올라오게 된다"며 "모든 것을 다 공개하고 또 예산에 반영해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동시에 올라가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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