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대만 전자기기 위탁생산 대기업 페가트론(Pegatron 和碩聯合科技)은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첫 미국 공장을 3월 말까지 완공하고 늦어도 4월에는 시험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6일 재신쾌보(財訊快報)와 공상시보, 이재망(理財網)에 따르면 정광지(鄭光志) 페가트론 최고경영자(CEO)는 최신 간담회에서 “텍사스 공장이 3월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바로 시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가트론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핵심 위탁생산 업체다. 지난해 10월 텍사스주에서 공장용 건물과 토지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텍사스 공장은 인공지능(AI) 서버 생산에 주력한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GB300 서버 랙 등 고부가가치 AI 서버 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AI 서버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대량의 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장비로 고성능 반도체와 복잡한 냉각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대만과 미국 간 무역협정 체결로 대만 기업의 대미 투자에 적용되는 수입 관세율이 20%에서 15%로 낮아지면서 페가트론은 북미 지역 생산 거점을 서두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등 핵심 고객사와 떨어진 물리적 거리를 줄여 공급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페가트론은 AI 서버 사업의 성장세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026년 AI 서버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GPU 기반 서버 주문을 확보했으며 특정 용도에 맞춰 설계되는 주문형 반도체인 ASIC 서버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ASIC 서버 제품은 올해부터 본격 출하될 예정이다.
AI 서버 주문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페가트론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텍사스 공장 외에도 멕시코 공장은 작년 말 시험 생산에 들어갔으며 양산 준비를 마쳤다.
대만 타오위안(桃園)에서는 신규공장 두 곳이 올해 가동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북미와 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2028년까지 단순 위탁생산 업체에서 기술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 부문과 관련해 페가트론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덩궈옌(鄧國彥) 공동 CEO는 “자동차 산업은 개발 주기가 길어 2026~2027년에 걸쳐 신규 고객사들도 잇따라 양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차량용 전자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반도체 공급망 변동성에 대해서 덩 공동 CEO는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를 전략적으로 사전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요를 완전히 충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주요 고객사의 생산에는 차질이 없도록 대응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퉁쯔셴(童子賢) 페가트론 회장은 AI 산업 성장에 발맞춰 대만의 전력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급 제조와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내 생산 확대는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제조’ 기조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무역흑자가 큰 대만에 대해 미국 내 투자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페가트론은 1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중심의 생산 구조를 분산해 동남아시아와 멕시코로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현재 페가트론은 미국 인디애나주에 유지보수 거점을, 캘리포니아주에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텍사스 공장이 2분기부터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서면 북미 서버 시장에서 페가트론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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