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주가 30% 급락에 그린옥스·알티미터 손실 확대
개인정보 유출 이후 정부 조사 겹치며 부담 가중 전망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쿠팡을 둘러싼 정부의 전방위적 조사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와 투자업계의 관심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다수 정부 부처가 동시에 조사에 착수한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쿠팡에 투자한 미국계 투자사들이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논란이 해외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3일 투자업계에서는 미국 투자회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 등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쿠팡에 대한 한국의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한국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배경으로 주가 하락에 따른 막대한 손실로 판단하고 있다.
쿠팡 주가는 정보 유출 사실 발표 전날인 지난해 11월 28일 28.16달러에서 이달 22일 기준 19.95달러로 29.1% 하락했다.
12월 들어 국회에서 연석 청문회가 진행되고 정부조사가 시작되면서 2024년 4월 이후 약 20개월 만에 주당 20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쿠팡의 주요 외부 기관의 지분율은 클래스A 보통주 기준 소프트뱅크(17.35%), 베일리 기포드(9.01%), 모건 스탠리(4.08), 블랙록(3.85%) 순이다.
그린옥스와 알티미터의 쿠팡 지분율을 합치면 3.8%로, 주요 주주 반열에 포함되는 수치다.
쿠팡이 미국 증권당국(SEC)에 제출한 공시와 헤지펀드 사이트 '위즈덤' 등에 따르면 그린옥스 창업자인 닐 메타는 개인과 그린옥스 펀드로 쿠팡 주식 5297만7819주(지분율 3.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대비 이달 22일까지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 기간 주가 하락폭(8.21달러)을 기준으로 약 4억3441만달러(약 6378억원) 규모의 지분 가치 감소 또는 이익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부터 쿠팡에 투자해온 알티미터(1002만4584주·지분율 0.6%) 역시 손실 또는 이익 감소 규모가 약 8000만달러(약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2012년 설립한 그린옥스는 쿠팡의 초기 투자자로 5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약 40%를 쿠팡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은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의 공동창업자인 조 론스데일은 SNS를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라며 "차별과 괴롭힘은 용납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 콤비네이터의 개리 탄 CEO 역시 "한국 정부는 미국인들이 협박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정부에 맞서는 투자자는 흔치 않다"고 한국의 규제 환경을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들이 문제 삼는 대목은 한국 정부의 조사 내용보다 범위에 가깝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쿠팡을 상대로 10곳이 넘는 정부 부처가 각기 다른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조사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민관합동조사단, 경찰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서울본부세관 등도 별도 사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사안에 투입된 조사 인력은 수백 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등을 중심으로 쿠팡 직원들 사이에서는 조사 대응으로 업무 부담이 커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다들 소환되는 거냐", "자료에 인터뷰에 업무중지 상태, 왜 이렇게 많이 괴롭히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쿠팡 노조 역시 전날 입장문을 내고 "전방위적인 조사로 인해 현장 노동자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10곳이 넘는 정부기관이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 전반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상황은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쿠팡은 거래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 12월 중순부터 물류센터에서 자발적 무급휴직을 실시해 5000여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말 대비 12월 말 한달 사이 일용직 등 직원 1400명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쿠팡의 미국 투자회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 등은 한국 정부가 미국에 본사를 둔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를 했다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쿠팡에 대한 한국의 행위를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도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미국 투자사의 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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