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흔들린 K-배터리…'로봇'으로 눈돌린다

기사등록 2026/01/23 11:15:32 최종수정 2026/01/23 12:58:24

LG엔솔, 테슬라 옵티머스 배터리 탑재 협력

삼성SDI, 현대차와 배터리 개발…아틀라스 기대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디어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2026.01.07.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후 위기감이 고조됐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있다.

로봇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전략 전환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배터리 탑재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최대 40%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지난해 약 24억3000만 달러(약 3조5700억원)에서 2032년 660억 달러(약 9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예상대로 빠르게 성장하면,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동차와 달리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이다. 대부분 흉부 부위에 배터리를 탑재하는 구조로, 공간 제약 속에서도 각종 센서와 연산 장치, 액추에이터를 상시 구동해야 해 높은 출력 성능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현재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대부분은 고출력 특성을 갖춘 하이니켈 기반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강점을 지닌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주력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은 높지만, 삼원계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게가 무겁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 중인 테슬라와 로봇 전용 배터리 적용을 긴밀히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468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올해부터 베어로보틱스가 생산하는 서비스·산업용 로봇에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한다. 앞서 양사는 로봇 배터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동형 로봇 ‘모베드’와 배송 로봇 ‘딜리’에 배터리를 공급한 이력을 바탕으로, 향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배터리 탑재 용량이 약 5kWh 수준에 불과하다”면서도 “교체용 배터리 수요까지 고려하면 시장 규모는 상당히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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